마이바흐, 롤스로이스 '소형차 팔겠다!'

  • 김재희
    입력 2006.10.18 16:26 | 수정 2006.10.18 18:21

     


    롤스로이스 '이제 작은차도 팔아요'


    울트라 럭셔리 브랜드들은 그들의 포트폴리오를 고려해 보다 다양한 시장에서 매출을 증가시키기를 갈망하고 있다. 얼마전 롤스로이스가 엔트리 모델의 차량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외신을 통해 접했다. 롤스로이스가 선보일 몇 가지 신형 모델은 다름아닌 엔트리 모델. 그 중에는 심지어 컨버터블과 쿠페 모델도 포함된다. 지금까지 롤스로이스가 취해오던 행보와는 완전히 다른 자세다.


    자동차 판매의 경우 각국의 왕이나 귀족에게만 판매할 정도로 콧대가 높아 '평민(?) 출신인 엘비스 프레슬리'의 구매 의사에 "우리 고객 명단이 당신 이름은 없다'라는 말로 퇴짜를 놨다는 이야기가 아직까지 회자될 정도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커피잔이 흔들리지 않는 자동차, 인간의 손으로 만든 기계 예술의 극치, 달리는 별장, 황제의 자동차'라는 수식어는 모두 롤스로이스가 100년이 넘게 존재하며 일궈낸 성과다.


    비록 무리한 기술 개발 투자로 인해 도산해 국영 기업이 되어 버리고 최종적으로는 BMW에 의한 인수됐지만 아직도 1년에 6,000대 이상을 생산하지 못할 정도로 고집이 세다. 그런 거만한(?) 회사에서 뜬금없이 엔트리 모델이라니.


    이른바 영국의 자존심을 내세워가며 최고급 수제 차량 제작에만 열을 올리던 그들의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마이바흐 '마이바흐 보다 작게, S600보다 크게'


    또 다른 소식은 마이바흐에 관한 이야기다. 현재 마이바흐에서는 자회사인 메르세데스-벤츠의 S600 모델보다는 높은 위치의 소형(?) 모델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는 마이바흐의 57, 62 모델과 메르세데스-벤츠의 S600 시리즈와 겹치지 않으면서 그 중간 영역에 포지셔닝을 목표로 한 것이다. 마이바흐를 구입하기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S600을 몰기엔 2% 부족함을 느낄만한 분(!)을 위한 차량이라고 볼 수 있겠다.


    마이바흐와 메르세데스-벤츠를 총괄하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회장인 Dieter Zetsche는 "마이바흐와 메르세데스 상위 모델간의 가격 차이는 격차가 있는 것이 명백하다. 지금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그 동안의 간극을 메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참고로 메르세데스에서 가장 비싼 차종인 S600 L 모델의 경우 10만2천파운드(1억8,460만원), 마이바흐 57의 경우 25만7천파운드(4억6,260만원)에 팔리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의 마이바흐는 약 15만 파운드(한화로 환산시 약 2억7천만원)로 예상된다.



     


    메르세데스-벤츠 vs BMW


    현재 마이바흐와 롤스로이스는 국내 시장에서도 가장 비싼 럭셔리 살롱으로 손 꼽힌다. 마이바흐 62의 가격은 7억2,000만원, 롤스로이스 펜텀의 가격은 7억 8,000만원. 주문자의 요구조건에 따라 차량을 만들기 때문에 옵션도 다양하고 완성된 차를 인도받는데 걸리는 기간도 거의 반년씩 소요된다.


    마이바흐와 롤스로이스는 상반된 자세로 소비자에게 한걸음씩 다가가려 애를 쓰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다양한 라인업의 출시는 반길만한 소식이다. 그것도 줄곧 럭셔리 세단만을 만들어 오던 메이커에서 자존심을 꺾고 한결 저렴한(물론 일반인 입장에서 마이바흐의 신형 모델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차량을 선보이겠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미 눈치를 채고 있겠지만 마이바흐와 롤스로이스의 태도 변화는 결국 모회사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의지로 보는게 맞다. 완전히 다른 성격의 회사를 인수했더라도 궁극적으로 채산성을 맞추지 못한다면 또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갈지 모를 일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그들의 노하우를 통해 체질 개선에는 성공했다치더라도 근본적인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아직까지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래서 이번에는 외과적 수술을 단행한 것이다. 이는 자동차 업계의 추세인 플랫폼 공유와도 뜻을 함께한다. 플랫폼을 규격화하면서 생산 원가를 낮추기 위한 요량일 것이다.


    또 한 가지 부가 이익은 라인업의 증가로 인한 브랜드 인지도 상승이다. 더 이상 초대형 럭셔리 살롱만을 지향하지 않겠다고 공헌한 이상 '선택받은 소비자' 즉 VVIP가 아닌 일반인들도 한번쯤 꿈꿔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세단으로써의 면모를 갖추는 것은 시간 문제다. 이미 벤츠의 S시리즈 플랫폼과 BMW의 대중화된 3/5 시리즈 플랫폼이 널려 있지 않은가.


    물론 도난 방지 장치가 되어 있어 자동으로 라디에이터 그릴 안으로 숨어 버리는 롤스로이스의 크롬 재질로 조각된 엠블럼(환희의 정신, Spirit of Ecstasy)이 저가형 모델에도 있으리란 보장은 없다. 마이바흐 역시 210개의 가죽 내장재와 100여개의 원목 장식이 인조가죽과 원목무늬 플래스틱으로 채워질지도 모를 일이다.


    가격만 내려갈 뿐 그동안 지켜온 메이커 고유의 아이덴티티는 잃어 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설사 그것이 보다 작아진 체구의 롤스로이스거나 마이바흐이건 관계없이 말이다. 어차피 본닛 앞에 그들의 존재를 상징하는 엠블럼은 위풍당당하게 반짝일테니...


     


    다나와 정보팀 김재희 wasabi@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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