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세계 전자책 시장과 달리 국내 전자책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최근 아마존의 국내 진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전자책 업계에 미칠 파급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마존은 이미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부터 풍부한 전자책 콘텐츠로 전 세계 도서부문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국내 출판업계도 전자책에 대한 인식 제고와 이에 따른 저렴한 단말기 보급, 풍부한 콘텐츠 확보 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19일 시장조사전문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에서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국내 전자책(e-book) 및 종이책 이용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자책 인지도(97.5%)는 매우 높았으나, 직접 이용 경험(44.1%)으로 지난 2013년(43.9%)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어 전자책 시장이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진=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전자책 관련 인식평가에서는 향후 전자책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과 유보적인 전망이 엇갈렸다.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의견(49.2%)과 보통 의견(42.6%)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향후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의견은 연령이 높을수록 많은(20대 42.8%, 30대 44.4%, 40대 52.8%, 50대 56.8%) 특징을 보였다. 반면 비동의 의견은 3.2%에 그쳐, 전자책 시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자책 구매가 저조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자책의 형태가 어색하고(50.2%, 중복응답), 종이책의 느낌과는 현저하게 다르다(49.7%)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기존 종이책에 익숙한 독자들이 아직까지 전자책 형태를 낯설게 느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전자책 전용 단말기가 아닌 경우 책에 집중하기 힘들며(47.3%), 독자들이 정말 원하는 책이 없다(28.6%)는 의견이 많았다. 결국 전자책 단말기의 대중적인 보급과 충분한 전자책 컨텐츠의 보급이 선행되어야 전자책 시장의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실제 전자책의 개선점을 묻는 질문에도 단말기 가격이 더 저렴해져야 하며(76.4%, 중복응답) 볼 만한 컨텐츠가 더 많아져야 한다(76.3%)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전자책의 경우 잘 어울리는 장르를 묻는 질문에서는 만화(55.1%, 중복응답)와 잡지(43.3%) 등 쉽게 읽히는 컨텐츠를 꼽은 응답이 많다는 점에서 전자책에 특화된 컨텐츠의 공급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향후 전자책과 종이책 이용자의 재구매 의향은 각각 58.4%, 83.3%로 나타났다.

 

최근 1년 기준 전자책의 구입권수는 보통 1~2권(51.4%) 내지 3~4권(27.1%)이었으며, 구입 비용은 1만원 미만(56.9%) 또는 1~2만원(24.7%) 수준이었다. 반면 종이책은 1~2권(24.8%) 또는 3~4권(30.1%) 구입했다는 응답이 많은 가운데, 5~6권(17.6%), 10권 이상(18%) 등 구입 권수가 전자책보다 많았으며, 구입 비용 또한 좀 더 많은 것으로(1~2만원 36.9%, 2~3만원 19%, 1만원 미만 15.3%, 3~4만원 12.8%, 5만원 이상 11% 순) 나타났다.

 

만족도는 종이책 이용자는 78.9%, 전자책 이용자는 58.8%로, 아직은 종이책 이용에 더 익숙한 모습이다. 전자책을 불만족스럽게 평가한 응답자들은 종이책에 비해 소장가치가 떨어지고(53.3%, 중복응답), 읽기 불편하며(40%), 책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35.2%)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종이책의 불만족스러운 점으로는 들고 다니기에 불편하고(44.8%, 중복응답), 전자책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30.7%)는 점을 꼽았다.

 

한편 전자책에 가장 잘 어울리는 기기를 묻는 질문에 전자책 전용 단말기(46%, 중복응답)보다 태블릿 PC(71.5%)를 꼽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전자책 말기의 보급이 더딘 가운데, 비슷한 화면 크기를 가진 태블릿 PC가 전자책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마트폰(46.3%)이 전자책과 어울리는 기기라는 의견도 전자책 전용 단말기를 꼽은 응답과 비슷한 수준이다.

 

홍효정 기자 honghong@chosunbiz.com

상품지식 전문뉴스 IT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