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 2014에서 24일(현지시간)언팩행사를 갖고 갤럭시 S5를 공개했다.
이번 갤럭시 S5에는 갈수록 불거지고 있는 보안문제를 의식한 듯 지문인식 기술을
새롭게 추가한 게 특징이다. 이로써 국내에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팬택, 애플,
LG전자, 삼성전자는 보다 강력한 보안기술을 탑재하게 됐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전자,
LG전자의 보안 방식은 서로 다르다. 과연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홈 버튼에 스와이프 지문인식 센서를 결합
삼성전자 갤럭시 S5
삼성전자가 MWC 2014에서 이번에 공개한 갤럭시 S5도 지문인식 기능을 갖췄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지문인식 기능은 애플의 아이폰과 팬택의 베가 시크릿노트를 절충한 모양새다.
갤럭시 S5는 ‘스와이프(SWIPE)’ 방식의 지문인식 기술을 사용한다. 스와이프 방식이란 지문인식 센서 면에 지문을 스캐닝해 읽어내는 방식이다. 스와이프 방식은 도장 찍듯 읽는 방식이 아니어서 센서에 지문을 대고 움직여 읽어야 한다. 다만 베가 시크릿 노트와 시크릿 팝이 홈 버튼과 지문 인식 부를 따로 둔 것과 달리 갤럭시 S5는 홈 버튼에 지문인식 센서가 탑재돼 있어 아이폰처럼 하나의 버튼으로 홈 버튼 기능과 보안 해제를 동시에 사용한다.
현재 스와이프 방식의 지문인식 센서는 스웨덴의 FPC(fingerprint Cards), 미국의 밸리디티(Validity), 한국의 크루셜텍(CrucialTec)이 각각 독자 기술을 통한 센서를 개발하고 있으며, 갤럭시 S5의 지문인식 기능은 미국의 밸리디티 사의 센서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팬텍의 베가 시크릿 노트의 지문인식 센서는 크루셜텍의 바이오메트릭 트랙패드(Biometric TrackPad)가 사용됐다.
지문 대신 사용자가 지정한 노크 위치와 횟수로 보안성 강화
LG전자 G프로2
갤럭시 S5에 앞서 LG전자는 지난 13일에 G프로2를 공개했다. G프로2에 가장 두드러진 기능은 ‘노크 코드(Knock Code)’로, G프로가 화면을 가볍게 2번 두드려 화면을 켤 수 있었던 것을 한층 발전시킨 LG전자만의 독자기술이다.
▲ LG전자는 MWC 2014에서 노크 코드를 체허말 수 있는 체험존을 마련하는 등 노크 코드 알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사진=LG전자)
노크 코드는 단순히 화면을 두드리는 것에 ‘횟수’와 ‘위치’를 더했다. G프로2의 화면 영역을 4분할해 노크 위치를 선택할 수 있고, 최소 2회부터 8회까지 노크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 계산으로 조합 가능한 노크 코드는 8만 6367가지나 존재하며, 안드로이드의 기본 잠금장치 중 하나인 ‘패턴 입력’처럼 화면에 흔적이 남지 않고 화면을 보지 않고도 풀 수 있어 보안성과 편의성이 높아졌다.
미국 NBC 방송은 조사 결과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평균적으로 하루에 150번 화면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간당 10.2회이며 평균 5.8분마다 한 번씩 폰을 들여다 본다는 얘기다. 기존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잠금장치가 있는 경우, 홈 버튼을 누른 후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패턴을 입력해야 했기에 매우 불편했다. 반면 노크 코드는 잠금장치를 열기까지 별도의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돼 문을 여는 불편함을 크게 해소했다. 간단히 말하면 출입문의 커버를 열고 비밀번호를 눌러야 문이 열리던 것을 노크하면 열리게 만든 셈이다.
▲ G프로2는 2회부터 8회까지, 4개의 영역에 노크 코드를 입력할 수 있어 최대 8만 6367가지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그만큼 보안성이 강력하다.
LG전자는 이번 MWC 2014에서 노크 코드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 행사장 부스 내 노크 코드를 전면에 내세웠고 노크 코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월, 대형 사이니지, 이벤트 존 등을 곳곳에 마련했다.
에어리어 방식을 사용하는 유일한 스마트폰
애플 아이폰 5S
애플의 아이폰 5S는 세계 최초의 지문인식 기술은 아니지만 매우 강력하고, 편리한 지문인식 보안기능을 제공한다. 아이폰이 사용하는 방식은 ‘에어리어(AREA)’ 방식. 지문을 하나의 이미지로 인식해 센서가 탑재된 홈 버튼에 지문이 닿을 때마다 등록된 지문과 같은 지 대조하는 방식이다.
원래 이 에어리어 방식 지문 스캐닝 기술은 지문인식 솔루션업체 오센텍(Authentec)이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애플이 오센텍을 인수함으로써 아이폰 5S에 지문인식 기술을 넣게 됐다.
▲ 아이폰5S 지문인식 장면(사진=애플)
아이폰 5S의 지문인식 기능은 최대 5개까지 지문을 등록할 수 있으며 360도 지문 인식이 가능해 어느 방향에서 쥐더라도 잘 읽힌다. 5개의 지문은 다른 사람의 지문으로 등록할 수 있어, 가족이나 업무용 제품에서도 사용자 수를 관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애플의 지문인식 기능은 ‘지문을 통한 잠금장치를 푼다’는 인식조차 필요 없을 만큼 자연스럽게 잠기고, 해제된다는 게 강점이다. 그저 친숙한 자세로 아이폰 5S를 쥐기만 하면 된다. 반응속도도 굉장히 빨라 홈버튼을 누르면 0.5초 이내에 화면 잠금이 해제된다.
아직은 화면 잠금 해제나 앱스토어 결제 승인에만 쓰이고 있지만 점차 활용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 보안성 강화에 가장 좋은 것은 '손'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대부분 보안 기능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 사생활 보호기능을 높이고 스마트폰의 보안성을 높일 수 있어 소비자도 보안기능의 강화를 반기고 있다. 하지만 보안성을 높이는 게 소비자에게 불편함과 피로감을 줄 수도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잠금기능을 쉽게 해제하고 보안성은 높여야 한다는 2중의 부담을 안게 됐다.
보안성을 높이기 위한 사용자 인증방법은 다양하다. 음성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고, 동공을 통한 신원 확인도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제조사들이 손을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이유는 인식률이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자체가 손에 쥐고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점이다. 특히 지문을 사용하는 보안방법은 센서의 크기가 작고 인식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센서의 가격도 높지 않아 원가상승의 큰 요인은 되지 않고 있다.
▲ 국내 지문인식 기업 크루셜텍은 스와이프 방식에 이어 에어리어 방식 모듈 개발에도 성공했다.(사진=크루셜텍)
한국의 크루셜텍은 팬택, 후지쯔, BBK, 지오니 등의 제품에 이미 상용화 된 스와이프 BTP(Swipe Type Biometric TrackPad: 쓸어내리는 방식 지문인식 모듈)에 이어 이번 MWC 2014에서 최초로 Area BTP(터치방식 지문인식 모듈)을 공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LG전자의 노크 코드도 지문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사용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보안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