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클라우드 가격경쟁, 치킨게임이 아닌 3가지 이유

  • 박상훈
    입력 2014.04.18 15:51 | 수정 2014.04.18 19:28

     


    [IT조선 박상훈
    기자] 주요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이 잇달아 서비스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시장이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핵심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의 가격인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3월말 구글이 온디맨드 가상머신
    가격을 32%, 앱 엔진 30%, 클라우드 스토리지 가격을 68% 각각 인하했다. 그러자
    바로 다음 날 아마존은 자사의 대표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인 EC2 가격을 30~40%,
    스토리지 서비스인 S3를 36~65% 내렸다. 아마존 S3의 GB당 가격은 월 2.75센트(약
    29원)까지 떨어졌다. 마지막 주자는 마이크로소프트였다. 애저 가상머신 가격을 35%
    내리고, 스토리지 서비스인 블롭 스토리지를 65% 인하해 GB당 월 2.75센트로 아마존과
    같은 수준으로 맞췄다. 이들 업체의 가격 인하 경쟁은 지난해 상반기 이후 40여 차례
    엎치락 뒤치락 계속되고 있다.


     


    가격 인하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이용자다. 이들 서비스는 국경없이 제공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과
    개발자도 즉시 혜택을 본다. IDG 뉴스 서비스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대만과
    싱가포르에 데이터센터를 개설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아태지역으로 확장했는데 도쿄,
    타이페이, 서울, 홍콩 등에서 대규모 서비스 소개 행사를 열 예정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은 이미 전세계를 무대로 진행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가격 인하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업계 전체가 어려움에 빠질 것으로 우려한다.
    그러나 지금의 출혈 경쟁은 충분한 설득력과 근거가 있다는 반론도 많다. 예를 들어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 3월 2014년 시장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이 극소수 업체로 재편될 것이고, 올해 그 생존과 시장지배를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가격 경쟁의 근거는 3가지로 정리된다. 먼저 클라우드는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승자독식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술력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는 거대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력, 기술의 효율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와 가격 경쟁력을
    높여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3월말 새로 이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시스코는 향후 2년간 10억 달러, 우리 돈 1조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CIO
    등 일부 외신은 이마저도 클라우드 시장에 대한 '입장료' 정도로 해석한다. 따라서
    지금의 가격 경쟁은 향후 독과점 상황에서 기대되는 수익에 대한 선투자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둘째, 최대한 값을
    내린다는 전략에는 앞으로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즉 업종과
    규모를 떠나 모든 기업이 클라우드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창업기업과
    중소기업에게 클라우드는 당연한 선택이다.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는 비용과 사업
    영속성에 대한 리스크를 고려하면 월 혹은 연단위로 IT 인프라를 빌려쓰는 클라우드의
    장점은 명백하다.


     


    최근에는 여유가 있는 중견기업 이상도 클라우드 도입에 적극적이다.
    SAP코리아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의 대기업들은 이미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사자원관리(ERP)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는 출혈경쟁이 되더라도 시장점유율을
    높여야 할 상황이라는 판단이 가격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가
    가능한 마지막 이유는 바로 락인(lock-in) 효과다. 한번 특정 서비스와 플랫폼을
    사용하면 이를 바꾸기 쉽지 않아 결국 계속 사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클라우드를
    이용한다는 것은 점진적으로 기업의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이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솔루션이나 장비라면 일부 손실을 감안하고 바꿀 수 있겠지만 고객정보, 매출정보와
    같은 핵심적인 기업 데이터를 잃을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할 기업은 많지 않다. 많은
    클라우드 업체가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상당히
    제약이 있다. 클라우드에 더 많은 정보가 쌓일수록 락인 효과는 더 커지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라고
    해도 클라우드 업체가 손해볼 것은 없어 보인다. 가격 체계가 사용자들이 한눈에
    비교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451 리서치 그룹(451 Research
    Group)가 지난해 말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클라우드 서비스들은 가격 모델에
    복잡하고 알 수 없는 전문용어가 많아 사용자가 클라우드 가격 책정 방법을 평가하기
    어렵게 돼 있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업체 60여 개를
    조사해보니 웹사이트에 요금표를 공개하지 않는 곳이 36%나 됐다. 이 때문에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짐작할 수 없는 상황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따라서 현재 클라우드
    업계에서 벌어지는 가격 인하는 치킨게임의 전조보다는 시장 장악을 위한 투자 성격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들 클라우드 업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ERP, 아마존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구글 독스 등 자사 클라우드 위에 여러가지 기업용, 일반 소비자용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서비스한다. 인프라 서비스에서 손실을 보더라도 각자 경쟁력
    있는 영역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서 만회하는 것이 가능하다. 여력이 있기에 출혈도
    감당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클라우드
    업계는 가격 경쟁으로 대립하며 치열하게 서로를 견제하고 있지만, 가장 큰 변수는
    상용 클라우드 업계 밖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반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점점 늘리다보면 사용료 부담이 커져 오히려 기업 내부에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더 저렴한 시점에 다다르게 된다. 구글과 아마존이 장기 할인을 내놓은 또다른
    이유도 이 시점을 최대한 늦춰 클라우드 서비스에 더 오래 묶어두기 위해서다.


     


    이 약점을 공략하고
    파고드는 기술이 바로 오픈소스 클라우드 플랫폼인 '오픈스택'이다. 최근 방한한
    오픈스택 재단 창립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마크 콜리어는 아마존 같은 상용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비용이 오픈소스 기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해 사용하는
    것보다 4배 더 비싸다고 말했다. 그는 "독점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이용하는
    전통적인 개발 방식은 비용이 많이 들고 빠른 외부 환경 변화에 제때 대응하기 힘들다"며
    "오픈스택과 같은 오픈 기술을 이용하면 더 빠르고 저렴하게 전략적 소프트웨어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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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ign=right>박상훈 기자 nanu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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