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김형원] ‘피규어’는 보통 원래의 이미지대로 정교하게 만들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소비에 대한 욕구가 다양하듯, 오리지널 이미지 보다 약간 왜곡되더라도 캐릭터의 특징을 살려 좀 더 ‘귀엽게’ 만들어진 피규어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
그 수요에 답한 피규어 상품이 바로 굿스마일컴퍼니의 ‘넨드로이드’ 시리즈와 코토부키야의 ‘큐폿슈’ 시리즈다. 이들 피규어 브랜드는 캐릭터를 캐리커처 그림처럼 ‘데포르메’(deformer/특징을 추려 간략화 하는 표현 방법)시켜 캐릭터를 본래 이미지 보다 더 귀엽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굿스마일컴퍼니 ‘넨드로이드’(Nendoroid)
‘넨드로이드’는 ‘데포르메’ 표현을 도입한 대표적인 피규어 상품이다. 지난 2006년 개러지킷-피규어 이벤트인 ‘원더페스티벌’을 통해 게임 ‘월희’(月姫)에 등장한 캐릭터 ‘네코아르코’를 이용해 첫 선을 보인 이후, 상품화로 이어졌다.
‘넨드로이드’ 피규어는 8등신 캐릭터를 ‘3등신’ 정도로 압축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얼굴이 크고 몸집이 작다. 피규어 크기는 보통 10cm 수준이다. 아울러 손발이 움직이는 상품이 대부분이며, 피규어와 함께 제공되는 페이스파츠, 액세서리 등을 이용해 피규어의 표정을 바꾸거나 피규어에 우산이나 찻잔을 쥐어주는 등의 연출이 가능하다.
‘넨드로이드’ 피규어는 현재 543번 ‘아이언맨 마크43’이 최신 상품이다. 상품명 앞에 붙는 번호는 ‘몇 번째 넨드로이드 피규어인가’를 나타내는 수치다. 즉 아이언맨 마크43은 넨드로이드 브랜드의 543번째 피규어란 것이며 넨드로이드 종류가 543개에 이르렀다는 의미도 된다.
피규어 컬렉터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넨드로이드’ 피규어인 만큼 넨드로이드 브랜드 속에 서브 브랜드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은 최근 새로 론칭한 ‘넨드로이드 코데’, ‘넨드로이드 푸티’ 등이다.
‘넨도로이드 코데’의 코데는 ‘코디네이션’을 의미한다. 즉 피규어의 의상을 갈아입히거나, 머리장식 등 각종 액세서리를 추가로 구입해 바꿔줄 수 있다. 이 상품은 자신만의 피규어를 만들고 싶어 하는 소비자를 위한 상품으로 여성층에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넨드로이드 푸티’는 10cm 크기의 넨드로이드 피규어를 6cm 수준으로 더 작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가격도 개당 700~800엔 정도로 저렴해 동전을 넣고 뽑는 ‘가샤퐁 피규어’와 비슷한 감각으로 구입 가능하다.
코토부키야 ‘큐폿슈’(Cu-Poche)
‘큐폿슈’는 피규어-프라모델 메이커 코토부키야(KOTOBUKIYA)가 만든 데포르메 피규어 브랜드로 굿스마일컴퍼니의 넨드로이드와 유사하다. 큐폿슈의 특징은 ‘관절’에 있다. 큐폿슈 피규어 팔다리에는 관절 부위가 있어 2.3등신 캐릭터 피규어지만 다양한 포즈를 연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큐폿슈 피규어는 최근 ‘큐폿슈 코스’라는 신제품을 출시하며 주목 받고 있다. ‘큐폿슈 코스’의 ‘코스’는 ‘코스튬 의상’을 의미한다. 이제까지 피규어 의상은 PVC 등 플라스틱 재질이었지만 ‘큐폿슈 코스’ 피규어의 의상은 ‘천 재질’이다. 즉 피규어지만 구체관절인형처럼 천으로 된 옷을 갈아입히는 재미를 제공한다.
큐폿슈도 피규어를 장식할 수 있는 다양한 액세서리가 별도로 판매되고 있다. 피규어를 구입자 마음대로 꾸미고 연출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큐폿슈의 장점이자 매력 포인트다.
기타 브랜드
‘가샤퐁 피규어’로 유명한 대형 완구 회사 반다이는 ‘치비아츠’(chibi-arts)라는 데포르메 피규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굿스마일컴퍼니의 ‘넨드로이드’ 시리즈와 비슷한 크기, 가격이다. 반다이 상품인 만큼 인기 만화-애니메이션 ‘원피스’ 캐릭터의 치비아츠 브랜드 피규어가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다.
다양한 캐릭터 피규어를 제작하는 토이즈웍스(Toy’sworks)도 데포르메 피규어 브랜드 ‘토이즈웍스컬렉션2.5’를 가지고 있다. 이 상품은 ‘넨드로이드 푸티’ 시리즈와 유사한 6cm 크기에 개당 600~700엔 정도의 가격으로 판매된다.
김형원 기자 aki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