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③시범인가 사업자 후보 준비 상태는?

입력 2015.07.28 18:26 | 수정 2015.07.28 23:24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시범 사업자 인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자, 1호 사업자 타이틀을 확보하기 위한 관련 업계의 물밑작업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 안에는 기존 기득권을 배제하기 위한 다양한 제약사항이 명시돼 있어, 이를 충족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한창이다. 유력한 인터넷전문은행 시범사업자 후보군의 상황을 살펴보면 현 준비 상태를 알아본다. <편집자주>

사진=금융감독원

[IT조선 김남규] 인터넷전문은행 시범 사업자 선정 작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큰 틀의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한 상태로, 각 후보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에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앞으로 설립될 인터넷전문은행이 또 다른 형태의 인터넷뱅킹 서비스에 국한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또한, 같은 이유로 주요 시중은행 중 한 곳이 시범인가를 획득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기존 기득권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어, 국내 최초의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은행, 금융지주회사 또는 대기업 계열 금융기관은 인터넷은행의 최대 주주가 될 수 없다. 금융지주는 1대 주주로 인터넷은행 소유가 가능하도록 문을 열어둔 상태지만, 은행 주도로 인터넷은행 설립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했고 산업자본 비율 역시 4%로 제한했다.

문제는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시범사업자 인가에 대해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1호 사업자 타이틀 확보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상태다. 그나마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 적극적인 모습이었지만,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현재 금융권에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금융지주 두 곳이 금융당국의 기준을 충족한다는 이유로 유력한 후보군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교보증권 정도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할 자금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험사 중에서는 한화생명,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이 거론됐지만, 한화와 삼성은 대기업 계열사라는 한계가 있어 산업자본의 규제를 받게 된다. 또한,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에도 뛰어들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외에도 ICT기업 중에서는 BC카드를 내세운 KT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이 역시 대기업 계열이라는 한계로 유력 후보군에서 멀어져 가는 형국이다.

실제 관련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금융지주 정도가 유력한 인터넷전문은행 시범 사업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이에 반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시간문제일 뿐 결국 1호 사업자 타이틀 획득 경쟁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T기업 중에는 28일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뱅크’라는 특화 서비스를 제시,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하고 나섰다. 다음카카오는 이날 진행한 ‘2015 굿인터넷 클럽 행사’에서 “인터넷 은행이 아닌 ‘모바일 뱅크’를 만들겠다”는 입장 발표와 함께, 보안기술을 갖춘 핀테크 스타트업(신생벤처)들과 함께 연대해 개발자 중심의 은행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인터파크 역시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시범 인가 획득 경쟁에 참여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현재 은행 인가의 획득을 위해 외부자문 기관을 선임했고, 9월 말까지 제출해야 하는 인가신청서 작성에 착수했다.

특히, 인터파크는 자사가 주도하고 다양한 산업군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컨버전스 뱅크를 설립하겠다며, 여러 사업자의 집단 지성을 결집해 만들어가는 ‘오픈 이노베이션 뱅크’를 설립한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사실상 금융위의 가이드라인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곳을 찾아보기가 어렵다”며 “시범사업자 선정 경쟁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일부 기업 역시 모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남은 시간 동안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규 기자 ng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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