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잇 김형원] ‘아이언맨’, ‘배트맨' 등의 할리우드 영웅 캐릭터가 히어로의 전부일까? 1960~198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현재 성인들의 기억 속에는 이들 외에 더 많은 영웅들이 기억의 많은 조각들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수많은 히어로 캐릭터가 활개 친 시기는 1970년대다. 이 시기 대한민국은 미국보다 일본에서 수입된 영웅들이 더 많은 때였다. 그들의 영웅담을 담은 영상은 TV와 VHS 비디오테이프로 전국에 유통됐다.

1970년대 히어로 콘텐츠는 ‘특수 촬영'이란 말이 붙는 TV 방송용 영상이 많았다. 대표적인 작품은 ‘울트라맨'이다. 특수 촬영 영상은 연기자가 히어로 분장을 하고 미니추어 디오라마로 꾸며진 작은 도시 위에서 연기하는 카메라로 담아내는 식이다.

영국의 썬더버드의 경우 특수 촬영 요소를 영상에 담고 있지만 테이블 위에 무대를 꾸미고 인형을 움직여 카메라로 찍은 인형극에 가깝다.

1970년대에는 ‘변신'하는 히어로가 등장한다. 사람이 변신을 통해 초인적인 힘을 얻는 방식이 주류이며 대표적인 작품은 ‘가면라이더'와 ‘파워레인저(슈퍼 전대)’다. 이 시기 탄생된 히어로의 ‘변신'은 당시 아이들을 열광시켰고, 사회 현상으로까지 발전할 만큼 인기가 있었다.


월광가면(月光仮面)

‘월광가면'은 1958년 방영된 일본 첫 히어로 TV드라마다. 월광가면은 새하얀 복면과 전신 타이즈, 망토를 걸친 외모로, 스쿠터를 타고 이동해 권총으로 악당들에 맞서 싸운다.

월광가면은 제작사인 센코우샤(宣弘社)가 저예산으로 만든 작품이기에 당시 센코우샤의 대표였던 코바야시 토시오의 저택과 인근 장소를 촬영장으로 활용했다. 월광가면은 지금으로 보면 수준 이하의 작품이지만, 이후 등장하는 ‘가면라이더' 등 일본 히어로 영상물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며, 일본의 원조 히어로로서 기념비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 '월광가면' 영상 일부

썬더버드 (ThunderBirds)

‘썬더버드'는 영국이 만든 특수 촬영 인형극이다. 썬더버드는 1965년부터 1966년까지 2시즌, 32화 분량이 방송되었으며, 당시 특수 촬영 작품이 많았던 일본은 물론 국내에도 소개된 작품이다.

썬더버드는 마하 20 이상이라는 경이적인 속도를 내는 ‘썬더버드 1호’, 마하 9의 속도로 날아다니는 초대형 수송기 ‘썬더버드 2호', 우주기지 역할을 하는 썬더버드 5호와 연락선 역할을 하는 ‘썬더버드 3호', 초고속 잠수정 ‘썬더버드 4호', 위성궤도에서 전 세계 모든 통신망을 장악하는 ‘썬더버드 5호' 등 첨단 과학기술로 만들어진 메카닉이 등장해 당시 남자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썬더버드의 최신 작품은 영국과 뉴질랜드가 합작해 만든 컴퓨터 그래픽스(CG) 애니메이션 ‘썬더버드 ARE GO’다. 썬더버드 최신작은 썬더버드 50주년 기념작에 해당되며, 인형극 본래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CG를 이용해 인형극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다양한 연출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 썬더버드 영상 일부


울트라맨(ウルトラマン)

‘울트라맨'은 일본 쯔부라야프로덕션이 만든 특수 촬영 TV 드라마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히어로 캐릭터 중 한 명이다. 울트라 시리즈는 1966년 ‘울트라Q’란 이름으로 세상에 처음 등장했으며, 이후 ‘울트라세븐' 등 다수의 작품이 등장했다.

울트라맨은 변신에 의해 몸집이 커지는 ‘거대 변신 히어로'의 대표적인 캐릭터다. 울트라맨은 M78성운에서 지구로 온 외계인이며, 우주에서 날아온 괴수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우주경비대 역할을 해낸다.

울트라맨의 주요 프로필을 살펴보면 높이 40m 키에 몸무게는 3만 5000톤이며, 땅에서 시속 450km로 달리며, 하늘에서 마하 3의 속도로 빠르게 난다. 울트라맨은 ‘스페시움 광선' 등의 필살기로 괴수를 무찌른다. 울트라맨의 약점은 ‘시간'이다. 1971년 작 ‘돌아온 울트라맨’ 1화 내용에 따르면 울트라맨의 활동 가능 시간은 3분에 불과하다.

 

▲ 울트라맨 (이미지=쯔부라야프로)

가면라이더(仮面ライダー)

‘가면라이더'는 변신해 싸우는 액션 히어로로 영상 제작사 토에이(東映)가 1971년 공개한 특수 촬영 TV 드라마다.

가면라이더의 주인공 혼고 타케시는 IQ600, 스포츠 만능의 귀재지만 악의 집단 쇽카에게 납치당해 개조인간이 되고 만다. 타케시는 뇌를 개조당하기 전에 탈출하고 이후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쇽카에 대항한다.

가면라이더는 메뚜기 얼굴 같은 가면을 쓰고 오토바이 액션을 구사하는 히어로다. 가면라이더는 특유의 변신 포즈를 만들어 냈는데 이 변신 포즈가 당시 아이들에게 ‘변신 붐'이라는 사회 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가면라이더는 ‘가면라이더 드라이브', ‘가면라이더 고스트' 등 아직도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장수 드라마이며, 2016년 3월 26일에는 가면라이더 원점회귀 작품인 영화 ‘가면라이더 1호'가 일본 현지 상영될 예정이다.

 

▲ 1971년작 가면라이더 영상 일부 (이미지=토에이)

슈퍼 전대(スーパー戦隊)/ 파워레인저(Power Rangers)

현재, 국내 어린이에게도 익숙한 히어로 ‘파워레인저'는 일본 토에이가 제작한 ‘슈퍼 전대(スーパー戦隊)’ 시리즈를 미국인의 취향에 맞게 고친 작품이다.

국내에 파워레인저란 이름으로 소개된 ‘슈퍼 전대' 시리즈는 1975년 ‘비밀전대 고레인저(秘密戦隊ゴレンジャー)'로 출발해 2016년 ‘동물전대 쥬오우쟈(動物戦隊ジュウオウジャー)'까지 40여개의 작품이 등장했다.

파워레인저는 보통 색깔로 구분되는 5명의 히어로가 특징이다. 파워레인저 시리즈에서 ‘레드'는 전투 능력이 뛰어난 리더 캐릭터, ‘블루’는 침착하게 상황 판단을 하는 서브 리더 캐릭터, ‘옐로'는 힘과 기술이 뛰어난 캐릭터, ‘핑크'는 히로인 캐릭터, ‘그린'은 자유분방한 성격을 지닌 전사로 묘사된다.

파워레인저 시리즈는 국내에 슈퍼 전대 38번째 작품인 ‘열차전대 톡큐쟈(烈車戦隊トッキュウジャー/파워레인저 트레인포스)’까지 소개됐다.

 

▲ 비밀전대 고레인저 영상 일부

과학닌자대 갓챠맨(科学忍者隊ガッチャマン/ 독수리오형제)

‘과학닌자대 갓챠맨’은 일본의 타츠노코프로덕션이 1972년 내놓은 SF애니메이션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독수리오형제'로 소개됐다.

갓챠맨 애니메이션은 우주정복을 노리는 비밀결사 갤랙터와 맞서 싸우는 5명의 과학닌자대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갓챠맨은 1972년 ‘갓챠맨', 1978년 ‘갓챠맨2’, 1979년 ‘갓챠맨 파이터' 등의 TV애니메이션 작품이 방영됐다. 갓챠맨은 2013년 실사 영화와 갓챠맨의 세계관을 이용해 만든 애니메이션 ‘갓챠맨 크라우즈’가 등장했다.

‘갓챠맨 크라우즈’는 갓챠맨의 존재가 공상 인물로 취급받는 세상에서 주인공 하지메가 의문의 수첩 ‘NOTE’를 건네받아 갓챠맨의 사명을 이어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 과학닌자대 갓챠맨 (이미지=쯔부라야프로덕션)

신조인간 캐산(新造人間キャシャーン)

‘신조인간 캐산’은 만화가 요시다 타쯔오 원작의 SF 애니메이션으로 1973년 일본에서 첫 방송 된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은 지구의 공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BK-1이 벼락을 맞아 자아(自我)를 가지게 되면서 지구를 더럽히는 인간을 제거하는 ‘안드로 군단'을 창설한다. BK-1을 만든 아즈마 박사의 아들 테츠야는 두 번 다시 인간의 몸으로 돌아오지 못할 각오로 자기 자신을 개조해 죽지 않는 전투용 ‘네오로이드'가 되어 안드로 군단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캐산’은 1993년 오리지널비디오애니메이션(OVA), 2004년 실사영화 ‘CASSHERN', 2008년에 ‘캐산 Sins’이 공개됐다.


▲ 신조인간 캐산 (이미지=타츠노코프로덕션)

이 기사는 '키덜트잇'(Kidultit.com)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키덜트잇'은 프라모델, 피규어, 드론, 서브컬처 등 성인들을 위한 취미 전문 웹진입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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