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내몰린 173개 중소기업...롯데홈쇼핑 사태 일파만파

입력 2016.05.30 17:32 | 수정 2016.05.31 07:00

미래부가 롯데홈쇼핑의 6개월 업무정지 조치를 내린 후 중소기업 대표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73개 관련 기업이 단순 영업손실 수준을 넘어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미래부는 27일 2015년 재승인 과정에서 문제가 된 롯데홈쇼핑에 6개월 간의 업무정지를 명령했다. 롯데홈쇼핑은 9월 28일부터 쇼핑 황금 시간인 오전 8시~11시, 오후 8시~11시 등 총 6시간 동안 상품 판매 방송을 할 수 없다.

롯데홈쇼핑 업무정지가 결정되면서 롯데홈쇼핑과 단독 거래하는 173개 중소기업도 좌불안석이다. 롯데홈쇼핑은 30일부터 3일간 협력 업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한다.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는 '중소기업을 볼모로 내세워 돌파구를 찾는다는 식은 곤란하다'며 협력업체를 설득하고 있지만, 이들 업체가 체감하는 위기는 다르다. 이번 업무정지가 기업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을 넘어 최악의 경우 폐업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의류 제조업체 A사는 아르바이트를 포함해 18명이 근무한다. 직원 10여명 안팎의 외주 임가공 업체 25곳과 협력 중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롯데홈쇼핑 업무정지 후 약 270명의 일자리를 위협 받게 됐다. 173개 업체로 그 수를 확대하면 피해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미래부의 결정으로 최소 수만명 이상의 밥줄이 끊길 위험에 빠졌다는 원성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미래부는 롯데홈쇼핑 업무정지 명령 후 30일 주요 홈쇼핑 업체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중소기업 생존을 위한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MOU에는 중소 협력사를 위한 납품 상담창구·상담 대표번호 운영, 해당 중소기업에 대한 안내 역할 등 내용을 담았다. 타 홈쇼핑 업체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미래부 발표가 실효성이 있냐는 지적이 많다. 다른 홈쇼핑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도 사정이 어려운데, 정부가 롯데홈쇼핑 협력 업체에게 특혜를 줄 때 부작용이 만만치 않고 현실 가능성도 없다는 것이다.

A사 대표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나 거제조선소 상황을 보며 참 안됐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회사 일이 될 줄 상상도 못했다"며 "홈쇼핑 업체가 잘못을 했다면 벌줄 수 있지만 협력 업체를 모두 다 죽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6개월 버티면 되지 않냐는 얘기도 있는 것 같은데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 특성을 고려할 때 살아남을 수 있는 업체가 몇 곳이나 될지 모르겠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논의하겠지만, 미래부가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업무정지 조치를 내렸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