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라(ゴジラ/Godzilla)'는 동서양을 통틀어 모든 괴수(怪獣)들을 대표하는 존재이며, '인간이 촉발한 공포의 상징'이다.
1954년 공개된 '고지라' 첫 작품은 인간의 수소폭탄 실험으로 서식지를 파괴 당한 고지라가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이동하는 중에 일본이 초토화 된다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인간이 어쩌지 못하는 재앙에 대한 공포와 핵실험으로 깨어난 괴수를 인간의 손으로 잠재우는 인류의 잔인함을 묘사했다.
'고지라'는 단순한 괴수 캐릭터가 아니다. 티라노사우루스와 스테고사우르스를 섞은 듯한 외모를 지닌 '고지라'는 1954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작품으로 전세계 대중들에게 다가갔으며, 60여년의 세월이 '괴수 마니아' 등 전세계 고지라 팬층을 단단하게 형성시켰다.
심형래 감독의 '디워' 역시 고지라 없이는 나오지 않았을 법한 작품이며, 국내 몇몇 유명 연예인도 자신의 방에 있는 고지라 피규어를 TV화면에 노출시킬 만큼 국내 팬들의 고지라 사랑도 상당한 편이다.
'고지라'의 인기 흔적은 할리우드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세상을 움직인 유명한 배우와 가수들의 이름이 새겨진 '할리우드 워크 오브 페임(Hollywood Walk of Fame)'에는 일본 캐릭터로는 유일하게 '고지라' 이름이 새겨진 별 모양 표식이 길바닥을 장식하고 있다.
◆'신 고지라'의 등장
7월 29일, 일본에서 고지라가 등장하는 최신 영화 '신 고지라(シン・ゴジラ)'가 개봉된다. 2004년작 '고지라 파이널워' 이후 12년만에 만들어진 '신 고지라'는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춘 명작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창조한 '안노 히데아키'가 총감독을, 영화 '진격의 거인'을 만든 '히구치 신지'가 특수촬영 감독을 맡아 대중들의 관심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영화 '신 고지라'는 '일본 vs 고지라'라는 홍보 문구를 내세운 영화로, '하세가와 히로키'등 모두 326명의 일본 유명 배우가 등장한다. 일본 영화 작품 중에 이름 있는 배우 만으로 300명 이상을 채운 작품은 '신 고지라'가 처음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고지라'는 인형 옷을 둘러쓰고 특수촬영했던 과거작과 달리, 컴퓨터그래픽(CG)으로 그려졌으며, 탱크, 전투기 등의 무기는 일본 자위대 측이 전면 협조해 촬영했다.
한편, 7월 19일 '신 고지라' 영화 완성 기자회견장에서 안노 감독은 '에반게리온' 팬들에게 사과문을 발표했다. 2012년작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Q' 이후 속편이 제작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안노 감독은 "에반게리온 팬들에게는 속편을 기다리게해 송구하다. 에반게리온이란 작품은 나의 영혼을 다해 만든 작품이며, 그렇게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3편을 연속 진행했다. 이제 더이상 에반게리온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 때 '신 고지라' 제작 의뢰가 들어왔다. 개인적으로 '신 고지라'에게 (내 영혼이) 구해졌다 생각한다. 앞으로 에반게리온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팬들을 기다리게 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이 점 깊이 사죄한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말했다.
'신 고지라' 감독이 에반게리온의 아버지인 안노 히데아키이기 때문에 일본에선 '고지라'와 '에반게리온'을 결합시킨 일러스트 작품전이 열렸다. 일러스트 작품전인 '고지라 대 에반게리온'은 영화 '신 고지라' 홍보를 위해 탄생 된 작품으로, 그림에는 에반게리온 초호기와 고지라가 서로 다투는 모습이 담겨 있다. 장난감과 피규어를 만드는 반다이는 괴수 '고지라'와 거대생체병기 '에반게리온'을 결합한 액션 피규어 'SH몬스터아츠 고지라 피트 에바01(S.H.MonsterArts ゴジラ feat.EVA-01)'을 출시하기도 했다.
'고지라' 영화는 1954년 첫 번째 작품인 '고지라'부터 2016년 7월 29일 개봉되는 최신작 '신 고지라'까지 모두 29편이 등장했다. 고지라 팬들은 고지라 영화를 크게 '쇼와(昭和)', '헤이세이(平成)', '밀레니엄' 등 고지라 영화가 개봉된 년도를 기준으로 분류한다.
'쇼와 고지라'는 1954년작 '고지라'부터 시리즈 1975년에 개봉된 15번째 작품인 '메카고지라의 역습(メカゴジラの逆襲)까지다.
'밀레니엄 고지라' 시리즈는 1999년 개봉된 '고지라2000 밀레니엄'부터 고지라 영화 28번째 작품인 '고지라 파이널워(ゴジラ FINAL WARS)'까지 6작품이 존재한다.
'고지라'는 다른 괴수 영화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대표적인 고지라 파생 괴수는 '모스라'다. 나방 모양의 거대 괴수 모스라는 가상의 섬인 '인펀트'의 수호신이라는 극중 설정으로 1961년 영상으로 데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