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 ①갤노트7, 배터리 소손(燒損)으로 150만대 전량 '리콜'

입력 2016.09.23 14:20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에 봉착했다. 하반기 기대작 갤럭시노트7이 제품 사용 중 '화재'가 발생하며 사상 초유의 리콜 사건의 주인공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내부 핵심 임원은 반도체 기술을 중국으로 밀반출하려는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기밀 관리에도 허점을 보였다. IT조선은 삼성전자가 당면한 위기 상황을 꼼꼼히 살펴봤다. <편집자주>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의 화재의 원인으로 배터리가 지목 받았다. 실제 공급받던 2곳 중 배터리 공급사 중 한 곳의 배터리가 문제가 됐다.

◆ 갤럭시노트7, 국내외서 '화재' 발생… 삼성, 250만대 전량 '리콜' 발표

갤럭시노트7은 삼성전자가 8월 2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첫선을 보인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예약판매를 통해 총 43만대를 팔았고, 글로벌 시장에 공급한 물량까지 합하면 250만대에 달한다. 증권업계는 갤럭시노트7의 초반 반응이 뜨거운 것을 고려해 연내 판매량을 1500만대로 예상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이 2일 갤럭시노트7 리콜을 발표하며 고객에게 사과하고 있다. / 조선DB
하지만 삼성전자는 8월 24일 갤럭시노트7을 사용하던 소비자의 제품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연쇄적인 화재가 발생하자 비상이 걸렸다. 급기야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9월 2일 긴급브리핑을 통해 갤럭시노트7 초도물량 전체를 '리콜' 하겠다고 밝혔다.

고 사장은 당시 "국내외에서 총 35건의 배터리 소손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는 배터리 셀 제조 공정상의 미세한 오차로 인한 것이다"며 "화재는 배터리 셀 자체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로 삼성SDI 것 대신 중국 제조사 ATL 제품을 탑재해 사태 진화에 나섰다. ATL 배터리의 '분리막'은 삼성 SDI의 것보다 두껍다. 분리막은 배터리 내에 있는 음극과 양극을 분리하는 막으로, 두 극이 만날 경우 발열 및 화재로 이어진다.

◆ 갤럭시노트7 브랜드 인지도 하락… 미국서는 항공기에서의 사용·충전 금지해

갤럭시노트7 리콜 결정은 한·미 양국에서 큰 이슈다. 국토교통부는 항공기 내에서 갤럭시노트7의 전원을 켜거나 충전하는 것을 금지했고, 수화물 운송도 불허했다. 미국 연방항공국(FAA) 역시 국토교통부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국토교통부는 20일 리콜 받은 갤럭시노트7의 이용을 허용했지만, FAA는 종전 입장을 유지 중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팬들이 줄로 활동하는 미국의 매체 '샘모바일'은 11일(현지시각)부터 '갤럭시노트7 낭패 후 신뢰도'를 묻는 투표를 진행했다.


샘모바일이 진행한 갤럭시노트7 신뢰도 관련 설문조사 결과. / 샘모바일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결함 인정은 소비자 대상 브랜드 인지도 하락을 가져올 위험이 있지만, 샘모바일 설문 조사만 두고 보면 타격이 있는 것은 맞지만 예상보다 타격이 작은 것으로 보인다.

투표에는 총 7153명이 참여했는데, 이들 중 '삼성 제품을 다시 사지 않을 것이다'고 응답한 이는 전체의 15%인 1075명 수준이다. 하지만만 샘모바일이 갤럭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이들이 모여 있는 곳임을 고려하면 15%는 적지 않은 숫자다.

◆ 갤럭시노트7 화재 원인 '배터리' 아닐수도

삼성전자가 새제품으로 교환을 시작한 후 문제가 해결되는 듯 했으나, 일부 소비자의 배터리가 급속 방전·발열 현상을 보인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잔량이 75%인 갤럭시노트7에 충전기를 연결했더니 오히려 배터리가 49% 수준으로 방전됐다. 제품의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삼성전자서비스도 불량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있는 제품은 소비자가 갤럭시노트7 새제품으로 교환받은 지 하루만에 발생한 일이다.

IT조선은 갤럭시노트7의 화재 원인이 배터리가 아닌 '시스템'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IT조선 2016년 9월 19일 16시57분 삼성SDI 이어 중국산 배터리 쓴 갤노트7도 폭발...삼성은 "사실 확인 중" , IT조선 2016년 9월 10일 00시00분 [박철완의 IT정담] 10년 만에 리튬이온 이차전지 사고의 큰문이 다시 열렸을까? 기사 참조)


국내 2차전지 전문가인 박철완 박사(전 차세대전지성장동력사업단 기술 총괄)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시스템 결함이 배터리에 지속적인 상처를 냈는데, 이것이 배터리 손상으로 이어지며 화재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삼성전자가 분리막이 두꺼운 ATL의 배터리를 이용하더라도,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박 박사는 "시스템 상 어떤 이유로 인해 배터리가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 상태에서 배터리 충·방전이 진행되면 이상 과열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것이 화재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분리막이 두껍더라도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상황이 계속 된다면 상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며 "정확한 과열 원인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박사의 말이 맞다면, 리콜 받은 갤럭시노트7 제품의 배터리 이상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해당 제품에만 불량 배터리가 탑재된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배터리 이상 증상과 관련한 정확한 문제 원인을 분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