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춘 만큼 에어비앤비나 우버와 같이 혁신을 상징하는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빨리빨리' 문화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속도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를 넘어섰다. 한국에서도 파괴적 혁신을 이끄는 스타트업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속도를 중시하는 문화를 하나의 기회로 삼아 최종 사용자에게 더 큰 가치를 선사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6일 개막한 글로벌 모바일 비전(GMV) 2016 특별 연사로 초청돼 방한한 아몰 미트라(Amol Mitra) HPE아루바 제품 및 채널 담당 부사장은 IT조선과 만나 최신 기술 트렌드에 민감한 모바일 세대(GenMobile)가 원하는 사용자 경험과 이에 부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모바일과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이 맞물리는 격동의 시대를 맞아 기업들도 전통적인 비즈니스 형태를 벗어나야 생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몰 미트라 HPE아루바 부사장이 GMV 2016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 IT조선
아몰 미트라 HPE아루바 부사장이 GMV 2016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 IT조선
모바일 세대는 업무는 물론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빠르고, 안전하면서도 끊김 없는 연결을 지원하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필수다. 네트워크 인프라가 서비스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사용자는 더 나은 서비스를 찾아 떠나게 된다.

아몰 부사장은 "과거에는 사용자가 인터넷 연결을 위해 네트워크를 찾아 다녀야 했다면, 이제는 네트워크가 사용자를 따라와 지속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네트워크 업계도 예전에는 더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장비를 공급하는데 매달렸지만, 이제는 기업이 고객의 사용자 경험을 혁신할 수 있도록 돕는 지능적인 인프라를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네트워크 기업들이 활발하게 인수합병에 뛰어드는 이유도 결국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판단했다. 또 이런 흐름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P엔터프라이즈와 아루바의 합병으로 탄생한 HPE아루바 역시 유무선 통합 네트워크 인프라를 공급하는 한편 최근에는 액센츄어, 딜로이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서비스형 네트워크(Network as a Service) 제품을 선보였다.

아몰 부사장은 "스마트 웨어러블, 가상현실(VR), 자율주행차 등이 진화함에 따라 네트워크 인프라와 최종 사용자 기기, 기기에서 구동되는 앱 간의 긴밀한 연결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로든 지속적으로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 2의 에어비앤비, 제 2의 우버를 꿈꾸는 한국의 스타트업에 대해서도 서비스와 사용자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은 삼성, LG와 같은 대형 제조사의 영향력이 크지만, IoT 시대를 맞아 기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이를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경우 의사결정이 빠른 스타트업의 틈새시장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관측이다.

아몰 부사장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모든 비즈니스가 서비스화되고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 하루 빨리 서비스에 진출해야 한다"며 "한국인들의 속도에 대한 갈망을 서비스에 적용해 앱 개발을 더 최적화하고,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더 빨리 배포함으로써 파괴적 혁신을 이끄는 스타트업이 한국에서도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