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페이스북이 기업용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워크플레이스(Workplace)'를 선보인데 이어 3일 마이크로소프트(MS)도 '팀즈(Teams)'라는 이름의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기업용 협업 솔루션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페이스북과 MS가 경쟁적으로 기업용 협업 서비스 워크플레이스(위)와 팀즈를 선보였다. / 각사 제공
페이스북과 MS가 경쟁적으로 기업용 협업 서비스 워크플레이스(위)와 팀즈를 선보였다. / 각사 제공
페이스북 워크플레이스와 MS 팀즈는 기본적으로 기업 내 구성원들이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MS의 칼 끝은 서로를 향해 있지 않다. 그들의 진짜 경쟁 상대는 바로 이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슬랙(Slack)'이기 때문이다.

슬랙은 사진 및 비디오 공유 서비스 '플리커(Flickr)' 창업자인 스튜어트 버터필드가 만든 서비스다. 스튜어트 버터필드가 처음부터 슬랙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벌인 것은 아니다. 그는 플리커를 야후에 3500만달러(380억원)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후 게임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불과 2년 만에 큰 실패를 경험했다. 플리커 매각금 3500만달러는 어느새 500만달러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게임을 개발하던 당시 다른 지역에 있는 개발팀과 소통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만든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제 2의 대박을 터뜨렸다. 이 애플리케이션이 바로 슬랙의 전신이다. 슬랙은 2013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실리콘밸리의 내로라 하는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연이어 이끌어내며 3년 만에 기업가치가 36억달러(4조1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슬랙은 기본적으로 채팅앱과 비슷하지만, 메시지 외에도 문서, 그림, 동영상 등을 구성원들끼리 공유해 동시 작업이나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등 실시간으로 협업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구성원들끼리는 채팅방 안에서 웬만한 커뮤니케이션이 다 가능하기 때문에 이메일을 쓸 일이 없어지면서 '이메일 킬러'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슬랙은 다양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기능과 유료 서비스 모델로 기업 사용자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 슬랙 제공
슬랙은 다양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기능과 유료 서비스 모델로 기업 사용자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 슬랙 제공
유료 서비스 모델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슬랙은 기본적으로는 공짜 서비스지만, 저장 용량을 추가하거나 다른 앱을 연동하는 등 확장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채팅 앱을 유료로 이용하는 것이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밸리 내 유명 기업들이 앞다퉈 슬랙을 도입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총 가입자 중 유료회원 전환률이 30%에 이를 정도로 슬랙은 기업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MS는 한때 슬랙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MS는 슬랙 인수에 무려 80억달러(9조원)까지 쓸 계획이었으나, 빌 게이츠 MS 창업자를 비롯해 내부 경영진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MS는 결국 2011년 인수한 스카이프와 추가로 인수한 협업 툴을 바탕으로 슬랙의 대항마 팀즈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기업용 협업 솔루션 시장은 페이스북, MS 외에도 시스코, 세일즈포스닷컴 등 글로벌 IT 공룡들이 즐비하다. 슬랙은 이 틈바구니 속에서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페이스북과 MS의 절치부심이 향후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