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열흘을 맞이한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G6에 대한 인기가 수그러들고 있다. 관련업계는 구형 스마트폰에 대한 지원금이 오른 데다가 이달 30일 공개 예정인 갤럭시S8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남대문에 위치한 한 이동통신사 매장 방문객들이 LG G6를 체험하고 있다. / LG전자 제공
남대문에 위치한 한 이동통신사 매장 방문객들이 LG G6를 체험하고 있다. / LG전자 제공
20일 국내 이동통신사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공식 판매에 들어간 LG G6의 판매량은 6만~7만대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 추산대로라면 하루 판매량은 5000여대 수준이다.

당초 LG G6는 출시 이틀만에 3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관련업계가 시장 과열 수준이라고 판단하는 2만4000대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LG G6의 판매 호조로 7분기 연속 적자에 빠진 LG전자 MC사업본부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열흘이 지난 현재 LG G6는 판매량이 뚝 떨어진 모양새다.

실제 지난 18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등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전체 번호이동은 G6 출시일인 10일 1만8252건, 11일 2만214건, 13일 2만3292건 등이었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불과 나흘 만에 사라졌다. 번호이동 건수는 14일 1만1321건, 15일 1만2951건, 16일 1만993건 등으로 이는 G6가 출시되기 전보다 더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번호이동 건수는 이동통신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하루 1만건을 밑돌면 정체된 것이고 2만4000대를 넘어서면 과열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G6는 출시 첫 주에 예약 판매량이 모두 소진되면서 판매량이 뚝 떨어진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갤럭시S8 추정 렌더링 이미지. / 조선일보DB
갤럭시S8 추정 렌더링 이미지. / 조선일보DB
G6 판매량이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삼성전자 갤럭시S8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8은 이달 29일(현지시각)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 공개된다. 또 4월 21일부터 공식 판매될 예정이다. 아직 한달쯤 남은 상황이지만 갤럭시S8에 대한 각종 정보가 쏟아져 나오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G6가 출시되기 하루 전에 갤럭시S8의 티저 광고를 TV를 통해 방송함으로써 G6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켰다.

구형폰 출고가가 낮아진 것도 G6 판매 감소 이유로 꼽힌다. LG G6가 출시되고 난 후 갤럭시S7시리즈의 출고가는 최대 11만원 인하됐다. 일부 매장에서는 제휴 카드와 포인트를 이용해 갤럭시S7을 공짜로 구매할 수 있다고 유혹하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는 삼성전자가 LG G6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티저 광고를 관행보다 일찍 선보이고, 갤럭시S7시리즈의 가격까지 내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의도에 위치한 휴대폰 매장 한 관계자는 "LG G6를 구매하러 온 고객 중 갤럭시S7과 비교하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갤럭시S8 출시가 다가오면서 갤럭시S8 예약 판매를 묻는 경우도 빈번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