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효과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 본격적인 세대교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로 휘어진 디스플레이를 구현한 삼성전자 갤럭시 S7 엣지. / 삼성전자 제공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로 휘어진 디스플레이를 구현한 삼성전자 갤럭시 S7 엣지. / 삼성전자 제공
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적용할 예정인 휘어지는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7000만대를 주문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관련 업계가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OLED는 유기물 발광 재료를 기반으로 각각의 화소가 스스로 빛을 내면서 색을 구현하는 디스플레이다. 액정표시장치(LCD)처럼 별도의 백라이트가 필요 없기 때문에 제품을 더 얇게 만들 수 있어 휴대성이 중요한 스마트폰의 경우 큰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플라스틱을 소재로 한 플렉서블 OLED 패널은 휘거나 구부리는 형태로 만들 수 있어 디자인 측면에서도 응용 범위가 넓다.

애플이 주문한 플렉서블 OLED 패널은 전량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고객사나 공급량 등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을 대량으로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해 관련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공급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수요 증가에 대비해 생산라인 증설에도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LCD 패널을 생산하던 충남 아산시 탕정 L7-1 라인을 OLED 패널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1분기 장비 발주를 마치고, 2분기부터 장비 반입을 시작해 이르면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플렉서블 OLED 패널을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산 A3 라인의 경우 지난해부터 착수한 증설 작업이 3분기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월 3만장 수준의 생산 능력을 10만장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스마트폰용 OLED 모듈을 생산 중인 삼성디스플레이의 베트남 공장에도 3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공장은 한국에서 생산된 OLED 패널을 스마트폰에 맞게 모듈로 가공한 후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시설투자액은 9조8000억원으로, 관련 업계는 올해 투자액이 1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뒤쳐진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생산 능력을 단숨에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관련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부터 구미 생산라인에서 월 1만5000장 규모의 플렉서블 OLED 패널을 양산한다는 목표다. 여기에 기존 LCD 생산라인을 OLED로 전환하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LG디스플레이도 4곳의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보유하게 된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전세계적으로 OLED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하량이 2015년 2억5700만대에서 2016년 3억8500만대, 올해 4억7400만대로 2년 사이 2배쯤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시장에 심각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기존 LCD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5년 12억9100만대에서 2016년 12억3700만대로 4.2% 감소했다. 업계는 LCD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수요를 유지하되, 성장세는 한풀 꺾여 OLED 패널 가격이 안정기에 접어드는 시점이 되면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