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경영진이 올해 연말 전문가용 PC인 아이맥(iMac)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소식을 언론에 전했다. 애플이 직접 제품 출시 소식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례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서피스 스튜디오(Surface Studio)'를 출시하며 전문가용 PC시장에서 경쟁에 뛰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필 실러(Phil Schiller) 애플 마케팅 부사장과 그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은 애플 본사에서 IT전문매체인 테크크런치, 버즈피드 등 몇몇 매체 기자와 만나 올해 말 아이맥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또 새로운 맥 프로(Mac Pro)를 2018년 중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의 데스크톱 PC ‘아이맥(iMac)’ / 애플 제공
애플의 데스크톱 PC ‘아이맥(iMac)’ / 애플 제공
쉴러 부사장은 맥 프로의 업데이트 기능이 제한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맥 프로 업그레이드가 한동안 중단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애플은 맥 프로를 대체할 만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맥에 대한 정보도 공개했다. 쉴러 부사장에 따르면 세계에서 맥을 사용하는 사람은 1억명에 달한다. 애플 PC 출하량 비중은 맥북 같은 노트북이 80%, 아이맥과 같은 데스트톱이 20%를 차지한다.

그는 "맥 프로가 맥 제품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 미만이며, 맥 매출이 애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하다"며 "맥 프로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전문가용 PC시장 놓칠 수 없어"...애플 경영진, 이례적으로 신제품 발표 계획 언론공개

외신은 애플이 과거와 달리 신제품 출시 계획을 미리 밝힌 이유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아이폰·아이패드·애플워치와 같은 소비자 친화적인 제품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전문가 시장을 무시했다는 느낌을 줬다"며 "애플 충성고객의 핵심을 이루는 그래픽 아티스트, 비디오 제작자, 프로그래머 등 전문가를 다시 끌어안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의 전문가용 PC ‘맥 프로(Mac Pro)’ / 애플 제공
애플의 전문가용 PC ‘맥 프로(Mac Pro)’ / 애플 제공
애플은 지난 3년 동안 전문가용 PC인 맥 프로 신제품을 발표하지 않았다. 여기다 애플이 동영상 편집 도구인 파이널 컷X(Final Cut X) 출시를 중단하면서 사진 및 비디오 전문가 중 일부는 아도비(Adobe)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지난해 가을 맥북 프로(MacBook Pro) 신제품을 공개했지만, 전문가들이 사용하기에는 배터리 수명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시장에선 애플이 전문가 시장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 사이 MS는 전문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MS가 지난해 선보인 서피스 스튜디오는 4K 해상도인 울트라HD(4500X3000) 1350만 화소에 터치 스크린을 탑재하고 그래픽과 편집을 돕는 서피스 펜과 서피스 다이얼을 내놓으며 전문가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전문가 시장을 잃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애플에 있어 전문가 시장은 필수다. 애플에 따르면 전체 맥 사용자 중 30%는 일주일에 한번 소프트웨어 개발, 디자인과 같은 전문적인 앱을 구동한다. 특히 아이폰용 앱 개발자들은 맥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애플 매출을 견인하는 아이폰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개발자를 껴안아야만 한다. iOS 기반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만 현재 62만7000명에 달한다.

쉴러 부사장은 "애플은 전문가들이 원하는 바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다"며 "애플은 전문가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