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을 찾아서] "아픈 드론 맡겨주세요"...DJI가 인증한 기술·수리 전문가 정태호 제이씨현시스템 드론사업부 담당

입력 2017.04.21 17:22

기술이 뛰어나 이름난 이들을 우리는 흔히 명장이라고 한다. 폭넓게 본다면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 혹은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올곧이 제 한 분야에서 열정을 다하는 이들이 있다. ICT분야의 기술 리더도, 키덜트 분야에서 섬세함을 펼치는 감성 리더도, 각 계 분야에서 열정을 펼치는 이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드론으로 비행, 항공 촬영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추락·파손 사례도 증가 추세다. 불의의 사고 혹은 불가항력으로 인해 드론이 추락·파손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용 중인 드론이 DJI제품이라면, 제이씨현시스템 드론 사업부 정태호 담당을 찾아가자.

정태호 제이씨현시스템 드론사업부 담당은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항공 촬영 드론에 관심을 가졌다. 드론을 통해 하늘을 나는 대리만족감을 느낀 그는 '드론 비행에 그치지 않고 수리와 유지보수 이론까지 배워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DJI 공식 기술·수리 인증서를 취득했다.

DJI 공식 기술·수리 인증서는 중국 DJI 본사에서 ▲드론 분해 조립 ▲드론 불량 유형 분석 ▲기술적 해결 방안 ▲효율적인 부품 수리·교체 방법 ▲납땜을 비롯한 수리 기술 ▲수리 후 동작 확인 ▲드론 비행 훈련 등 철저한 교육 과정을 수료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 인증을 획득한 전문가는 극소수다.

"파손된 드론 부품을 수리하지 않고 교체하면 그만큼 비용과 시간 부담이 늘어납니다. 되도록이면 교체보다 수리하는 것이 좋지요. DJI 교육 과정은 고장관련 데이터베이스가 풍부해 충실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이뤄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DJI 드론을 수리 중인 정태호 제이씨현시스템 드론사업부 담당. / 차주경 기자
DJI 공식 기술·수리 인증을 획득한 정 담당이지만, 수리에 애를 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DJI 중고급 드론 '인스파이어'시리즈 고장이 특히 그렇다고.

"드론의 심장부, 센터 프레임이 파손된 제품을 수리하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기체 전체를 분해하고 조립하는 데 최소한 하루 이상 소요됩니다. 중국 엔지니어들도 이 유형의 고장 수리를 어려워하더군요. 참고로, 제가 수리한 기체의 고장 사유는 3m 높이에서 저공비행하다 맨홀 때문에 비전 센서가 오작동해 추락한 것이었습니다. 비행 시 주변 환경과 장애 요소를 항상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아울러 정 담당은 드론 관련 오프라인 강의, 체험 행사를 통해 드론 유지보수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법을 배우는 것을 추천했다. 초보 사용자들이 어려워하는 드론 펌웨어 오류, 콤파스나 센서 이상 등은 수리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해결할 수 있는 덕분이다.

생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지만, 만일 드론이 추락해 파손됐다면? 정 담당은 드론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 채 가져오되, 수리와 사후보장에 필요한 정보를 함께 가져오면 더 좋다고 말한다.

"드론이 추락하면 참 황망하죠. 추락한 그대로 가져오시되, 사고 당시 주변 환경을 영상과 사진으로 담아오시면 좋습니다. 주변에 장애 요소가 있었는지, 비행 환경과 추락 현장은 어땠는지 정보를 기록해두세요. DJI 드론은 사용 시, 조종기와 연결된 스마트 디바이스에 비행 기록 '플라이트 로그'를 저장합니다. 이 로그가 담긴 스마트폰 혹은 스마트 디바이스도 가져오셔야 합니다. DJI는 소비자 과실이 아닌, 기기 고장·결함·불가항력으로 인한 드론 고장 시 충분히 보상해주니까요. 플라이트 로그 파일만 추출해 보내주셔도 됩니다."

정태호 제이씨현시스템 드론사업부 담당이 취득한 DJI 공식 기술·수리 인증서. / 차주경 기자
강한 바람, 새나 장애물 등 돌발 상황도 드론 플레이어들의 골칫거리다. 정 담당은 돌발 상황 발생 시, 당황하지 말고 우선 고도를 조절하라고 조언한다.

"돌발 상황에 대응할 시간은 매우 짧습니다. 비행 시 항상 여유 고도를 확보해두시고, 돌발 상황이 일어나면 침착하게 고도를 높이세요. 아래에는 장애물을 비롯한 위험 요소가 많기 때문입니다. 새도 위 방향으로는 못 나니까 고도를 높이면 피할 수 있습니다."

반면, 바람이 강해 드론이 복귀하지 못할 때, 기체가 심하게 흔들릴 때에는 반대로 고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사실 바람이 강하면 드론을 날리지 않는 게 상책입니다. 드론 배터리는 20℃~25℃ 온도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동작하는데, 바람을 맞으면 기체와 배터리 온도가 낮아져 효율이 떨어지고 모터 출력이 저하됩니다. 고도를 높일수록 촘촘해지는 공기 밀도도 모터 출력을 줄이는 원인입니다. 출력 저하는 곧 추락으로 이어져요. 바람이 세게 불 경우 고도를 낮춰 천천히 착륙을 시도하는 게 좋습니다."

그는 꾸준히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미 익숙하다며 얼핏 보고 지나치는 드론 조종자 준수사항, 소홀하기 쉬운 배터리 성능과 지자계 수치 확인, 귀찮다며 간과하는 드론 콤파스와 수평 조정 등 '기본'에서 멀어질 수록 드론 추락·파손 확률은 늘어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드론 추락이나 파손 확률을 줄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제품 점검과 테스트, 조종자 준수사항 등 기본을 충실하게 지키면 됩니다. 저희가 만든 드론 애플리케이션 '드론 플라이'가 제공하는 필수 체크 사항만 꼼꼼히 살펴도 드론 추락·파손 가능성은 대폭 낮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