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1401’부터 ‘왓슨’까지 반세기 역사 한국IBM, AI∙클라우드에 집중

입력 2017.04.24 17:56

한국IBM은 24일 서울 여의도 사옥 6층 클라이언트 센터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지난 반 백년의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성과와 의의,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 성장 비전을 제시했다.

IBM 1401 Data Processing System. / IBM 홈페이지 화면 캡처
장화진 한국IBM 대표는 이날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매출 구조를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등 신사업 분야에서 매출 50% 이상을 달성하는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하락세를 기록하는 실적 개선을 위해 올해에는 패기 있는 젊은 인재를 다수 충원해서 IBM이 가진 올드한 이미지를 개선하고, 동시에 출발선에 있는 신사업과 함께 조직원의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 수퍼컴 왕좌에서 폐쇄적 올드 기업으로 전락

한국IBM은 1967년 4월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에 국내 첫번째 메인프레임인 'IBM 1401'을 공급해 1호 컴퓨터 타이틀을 획득했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후지쯔 신기제작주식회사의 '파콤 222'기가 먼저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일본 제품을 먼저 도입할 수 없다는 강한 반일감정 탓에 'IBM 1401'이 먼저 도입되는 행운을 잡았다.

진공관 컴퓨터였던 IBM 1401은 정확히 50년 전 오늘인 4월 24일 낮 12시30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한다. 같은해 한국 정부는 지속적인 서비스 지원을 위해 IBM 측에 국내 지사 설립을 요청했고,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져 같은해 4월 25일 '주식회사 IBM코리아'가 정식으로 출범하게 된다.

이후 IBM의 메인프레임은 국내 ICT 산업을 이끄는 중추적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1974년에는 대한항공이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온라인 예약시스템을 구축하는데 IBM의 메인프레임을 공급했고, 1977년에는 국민은행이 IBM 메인프레임을 도입해서 온라인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장화진 한국IBM 대표가 코그너티브 컴퓨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한국IBM 제공
1987년에는 서울대학교와 공동으로 전국대학의 전산망을 구축하는 공동 협력사업을 진행했고, 1991년에는 한국IBM연구소를 설립해 국내 IT전문가 양성에 힘을 보탰다.

2001년에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공동으로 수퍼컴 3호기 개발에 착수한다. 수퍼컴 3호기는 전체 CPU를 벡터형 단일 기종으로 구성했던 이전 IT시스템과는 달리 전체 시스템의 상당 부분을 범용 RISC 프로세서를 활용한 게 특징이다. 2004년에는 현 사물인터넷(IoT)과 유사한 개념인 유비쿼터스 구현을 위한 국내 연구소를 설립해 국내 ICT 트렌드를 주도했다.

영원할 것 같았던 IBM 메인프레임도 높은 운영비용과 폐쇄적인 환경 탓에 쇄락의 길을 걷게 된다. 2007년 개방형 환경이 대세로 부각되면서 인텔과 HP가 협력해서 개발한 아이테니엄2 프로세서 기반의 유닉스 시스템에 주전산 시스템 자리를 내줬고, 이후 클라우드 환경이 부각되면서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x86 서버에 IT인프라 시장을 넘겨줬다.

◆ 25년 만에 180도 체질 개선 나서⋯AI∙클라우드 집중

한국IBM은 50주년을 맞은 올해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드웨어 사업을 지양하고 AI와 클라우드에 집중해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서비스 매출 비중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안에 한국어 공부를 마친 IBM의 AI 기술 '왓슨'을 의료분야와 유통, 회계, 제조 등 다양한 산업분야로 확대할 방침이다. 가천대 길병원을 시작으로 총 5곳의 병원에 도입된 '왓슨포온콜로지'로 국내 의료 시장을 선점하고, 롯데와 협력해서 구축 중인 '왓슨포쇼핑어드바이저'를 올해 안에 오픈해 유통시장에서의 성공사례를 확보할 방침이다.

국내 인공지능 시장에서는 SK주식회사 C&C와 손을 잡았다. SK주식회사 C&C가 '에이브릴'이란 이름으로 서비스 할 예정인 IBM의 왓슨 기술은 현재 한국어 공부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르면 6월 중 한국어 공부를 마치고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와 접목될 전망이다.

건양대학교 병원 의료진이 왓슨 포 온콜로지를 활용해 암 환자를 진룍하고 있다. / 한국IBM 제공
롯데그룹과는 직접 계약을 맺고 인공지능과 쇼핑 서비스를 접목하려 시도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기능을 갖췄다. 한 예로 '40대 남성이 7월에 등산할 때 입는 옷을 추전해 달라'고 명령하면, 왓슨은 개인 취향 뿐 아니라 당일 날씨까지 분석해 최적의 상품을 찾아준다.

장화진 한국IBM 대표는 "몇년 전까지는 제로였던 IBM의 신기술인 AI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은 전체 매출의 42%까지 올라왔다"며 "신사업 분야가 SaaS 형태로 제공 돼 초기 매출 비중이 작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매출 비중이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데이터의 80%에 해당하는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지컴퓨팅(코그너티브 컴퓨팅) 분야에서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