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 과학 영화의 주요 소재였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flying car)' 개발 경쟁이 불붙었다.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가 후원하는 스타트업이 올해 안으로 1인승 공중 비행 차량 상용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는 2020년까지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시범 운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프랑스 에어버스, 미국의 테라푸지아, 독일의 릴리움 등이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자동차 개발에 한창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25일(현지시각) 우버가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우버 엘리베이트 서밋' 행사에서 "2020년까지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선보여 미국 달라스에서 두바이 근처에서 비행하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우버 엘리베이트는 하늘을 나는 무인 택시를 뜻한다.

제프 홀덴(Jeff Holden) 우버 최고제품책임자(CPO)는 "3년 이내에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시험 운행할 계획"이라며 "버튼을 누르면 비행하는 기술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버는 2020년에 시범 운행을 마친 뒤, 2023년부터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시장에 공개할 계획이다. 우버는 이를 위해 브라질 항공기 제조업체 엠브라에드(Embraer) 등 항공분야 전문 회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또 2월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마크 무어(Mark Moore)를 영입했다.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의 후원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 ‘키티 호크’가 개발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주 위에서 시범 비행하고 있는 모습 / 유튜브 갈무리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의 후원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 ‘키티 호크’가 개발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주 위에서 시범 비행하고 있는 모습 / 유튜브 갈무리
우버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백서에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대한 전망을 담아 발표했다. 우버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우버 택시처럼 교통비와 도로 혼잡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홀덴 CPO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보다 적은 비용이 들 것"이라며 "우버가 경쟁업체보다 느리지만 이 분야에 뛰어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우버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 사용 비용이 1마일(1609m)당 1.32달러(1130원)로 우버의 택시 서비스 '우버X'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되리라 전망했다.

◆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 에어버스 등이 꿈꾸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

24일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가 후원하는 스타트업 '키티 호크(Kitty Hawk)'는 1인승 공중 비행 차량이 시험 비행에 성공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키티 호크 플라이어(Kitty Hawk Flyer)'라고 불리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호수에서 시범 비행에 성공했다. 이 자동차는 8개의 프로펠러가 달려있어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다. 다만 이 모델은 당분간 물 위에서만 비행할 수 있으며 도로 위에서는 당분간 비행이 힘들다.

상업용 헬리콥터 제조사 에어버스가 공개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 개념도. 에어버스는 올해 안에 하늘을 나는 자율주행택시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 에어버스 제공
상업용 헬리콥터 제조사 에어버스가 공개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 개념도. 에어버스는 올해 안에 하늘을 나는 자율주행택시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 에어버스 제공
키티 호크는 올해 연말부터 하늘을 나는 자동차 판매에 들어간다. 키티 호크에 따르면 키티 호크 플라이어는 초경량 항공기로 분류돼 조종사 면허증이 필요 없다. 다만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이 자동차의 운행을 승인하되, 사람이 많은 도시에서는 비행할 수 없도록 조건을 달았다.

프랑스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는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 국제모터쇼에서 수직 이착륙 기술을 이용하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네덜란드의 팔V는 2월 하늘을 나는 자동차 두 종류를 공개했다. 팔V가 공개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바퀴가 세 개 달린 자동차가 프로펠러를 달고 있는 형태다.

기업들이 앞다퉈 하늘을 나는 자동차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WSJ은 "규제와 기술장벽을 생각하면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현실로 다가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상용화되기까지 반대하는 이들도 많은 것"이라며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현실화되려면 새로운 항공 운송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