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신문 보고, 운전은 자동차가…2020년 자율주행차 거리 누빈다

입력 2017.05.01 00:58 | 수정 2017.05.03 07:00

올해 1월 'CES 2017'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주변에서는 파란색 아이오닉이 눈길을 끌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구간에서 운전자는 아예 운전대를 놓은 채 화려한 라스베이거스의 야경을 즐겼다. 차량 정체가 이어지는 라스베이거스 도심에서 선보인 야간 자율주행 시연이었다.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는 행사 기간 컨벤션센터 주변 도심 4km 구간에서 자동차 업계 최초로 야간 자율주행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쳐 주목을 받았다.

자율주행차에 탑승한 운전자가 신문을 보고 있다. / 볼보자동차 제공
현대차가 늦은 밤 자율주행 시연에 나선 것은 자율주행 기술력에 대한 과시였다. 야간 주행은 센서가 사람과 자동차 등 사물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고, 각종 불빛이 차선이나 신호등과 반사되면서 자율주행 기기의 인식능력도 떨어진다.

아이오닉 자율주행차가 시연에 나선 4km 구간은 교차로와 지하도, 횡단보도, 차선 합류 구간 등 운전자들이 실생활에서 경험하는 다양하고 복잡한 환경으로 구성됐다. 이 차는'라이다(LIDAR)'라고 명명한 레이저 레이더를 활용해 야간 도심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분류한 6단계의 자율주행 기준 레벨 중 기술적으로 완전 자율주행 수준에 도달한 4단계에 해당한다. 겉모습은 기존 양산 차와 큰 차이가 없지만, 차량 곳곳에 숨어 있는 첨단 센서와 IT 기술을 통해 복잡한 도심 속에서 차량이 스스로 자율주행을 수행한 것이다.

◆ 자동차 업계 화두, '자율주행기술'

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복합 추세를 보여주는 것이 자율주행 자동차다. 이르면 2020년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자율주행차 시대는 자동차·IT 산업은 물론 우리의 일상생활과 경제, 문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이미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최고 화두다. 자율주행 기술이란 운전자의 조작 없이 목적지까지 부분 자동화나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시스템을 의미한다.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차량을'자율 주행차'라고 부른다. 자율주행차는 안전성과 정숙성 등 자동차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들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무인차'와 다르다.

자동차 업계에서 자율주행차 상용화는 시기의 문제일 뿐, 이미 미래 자동차 산업의 생존 경쟁을 위한 필수 기술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와 관련 부품 업체는 물론 미국 구글, 중국 바이두 등 IT 업체도 자율주행차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GM과 포드, 현대차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계와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들은 현재의 기술 성장 속도를 고려해 2020년 전후로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에 따른 사회적 손실 확대, 세계 각국의 차량 안전도 평가 기준 강화, 차량 IT 기술 발전 등의 영향으로 자율주행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자율주행차 시장 선점 위한 자동차·IT업체 간 기술 경쟁

현대차그룹은 올해 2월 자율주행차 연구개발을 전담하는'지능형안전기술센터'를 신설했다. 지능형안전기술센터는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내 자율주행 개발 조직과 인력을 하나로 통합했다. 지능형안전
기술센터는 시동부터 목적지 도착 후 주차까지'도어 투 도어(Door to Door)'가 가능한 완전한 자율주행차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을 통해 2020년까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2030년까지 완전한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BMW그룹도 독일 뮌헨에 자율주행을 위한 전문 개발센터를 건립했다. BMW 자율주행 전문 개발센터는 2021년 출시 예정인 자율주행 순수 전기차'i넥스트'개발에 필요한 차량 연결성과 자동주행 분야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

IT 업체 구글은 지난해 12월 자율주행차 연구개발 부문을 독립된 사업부문으로 분사하고,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시험운행에 나서는 등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2017 서울모터쇼에 처음 참가해 연구개발 중인 자율주행 기술을 공개했다. 네이버는 올해 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를 받고 일반 도로에서 시험 주행을 시작했다.

자율주행차 연구·개발(R&D)을 위한 자동차 업계와 IT 업계의 합종연횡도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자동차와 IT, 물류, 보험 분야 27개 글로벌 업체들은 자율주행차 컨소시엄을 출범시켰다. 컨소시엄에는 현대차·도요타·닛산·GM·폴크스바겐·BMW·볼보 등 12개 자동차 업체가 참여했다.

퀄컴과 에릭슨 등 IT 업계와 우버, UPS 등 물류 업계는 물론 스웨덴과 싱가포르 정부도 컨소시엄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컨소시엄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 미국 보스턴에서 시험주행에 나섰다. 안전 규정 등에 대한 정보 공유와 논의도 이어갈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의 등장과 발전이 미래 기술 융복합 추세와 파급 효과를 조망할 수 있는 청사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전승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미래 자동차 시대가 임박함에 따라 IT 산업과 자동차 산업의 관계가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커보인다"며 "이런 변화에 따라 자율주행차는 자동차·IT 산업은 물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장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