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에서 電裝으로‐ 삼성·LG, 사업 영토 확대

입력 2017.05.01 01:10 | 수정 2017.05.09 07:00

글로벌 정보통신(IT) 관련 기업들이 일제히 자동차 전장(電裝)사업으로 눈을 돌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자동차 전장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자 블루오션 개척에 나선 것이다. 특히 미래의 자동차는 외관 디자인을 제외하면 대부분 전자 업체들이 생산하는 부품으로 채워진다. 관련업계에서는 전장이라는 단어 자체가 더 이상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전장 부품 사업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전기·전자·정보기술(IT) 장치를 의미한다. 텔레매틱스, 중앙정보처리장치(CID),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차량용 반도체 등이 해당한다. 이런 추세를 반영할 때 미래 자동차는 각종 사물인터넷(IoT) 장비를 중심으로 인공지능과 로봇 등이 탑재되면서 각종 첨단 장비와 기술의 집약체가 될 전망이다. 전자업계 및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전장 부품 시장은 2015년 2390억달러(약 273조7750억원)에서 2020년 3033억달러(약 347조4300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디네시 팔리월 하만 CEO(왼쪽)와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이 올해 초 CES 행사장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 하만 인수 삼성전자, 시너지 그룹 신설

전자에서 전장으로 사업영역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10일 미국 전장 전문 기업 하만 인수작업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를 계기로 전장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4월 전장사업팀 내에 시너지 그룹을 신설했다. 삼성 계열사는 물론 하만 등 전장 관련 조직과 시너지를 최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전기차에는 디스플레이·반도체·배터리·오디오 등 여러 제품군이 필요한데, 각기 따로 작동할뿐 아니라 함께 잘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너지 그룹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LG전자, 2017년 매출 4조 돌파 목표

LG전자도 올들어 본격적으로 전장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인수합병(M&A) 대신 자체적으로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전장 사업부인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의 시설투자에 올해만 5440억원을 투입한다. 이는 LG전자가 올해 시설투자를 위해 준비한 예산인 3조5772억원의 15.2%로 지난해보다 20%쯤
증가했다. LG전자가 전장사업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LG전자는 관련 조직도 강화하고 나섰다. VC사업본부의 IVI(In-Vehicle Infotainment) 사업부와 ADAS 사업을 통합해 카인포테인먼트를 총괄하는 스마트사업부를 신설했다. e-PT(electric Powertrain) 및 VE(Vehicle Engineering) 사업 등 친환경 전기차 부품 분야는'그린사업부'로 통합했다. 또 전장부품 강화를 위해 본부 산하에 고객과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조직도 운영키로 결정했다.

그룹 계열사 간 협력도 강화한다. LG전자는 전기차 부품과 인포테인먼트 부품 생산을,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 디스플레이와 계기판 등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을 맡고 있다. LG이노텍은 전자식 조향장치용 모터와 브레이크 잠김방지 장치용 모터, 차량용 통신 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다.

◆ 글로벌 기업들도 전장 강화'잰걸음'

파나소닉은 테슬라와 제휴해 전지사업에 주력하는 한편, 자동주행시대의 새로운 전기 시스템을 제안했다. 파나소닉의 자율주행차는 다수의 매체들이 취재 경쟁을 벌일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파나소닉은 또 지난해 말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라이트 업체인 ZKW그룹을 1000억엔(1조500억원)에 인수했다.

독일 지멘스는 프랑스 자동차 부품업체 발레오그룹과 전기차용 구동계 부품 합작 벤처를 설립했다. 미국 구글은 소프트웨어와 센서 분야에서 자율주행차와도 연계할 수 있는 로봇 관련 기업을 사들였다. 인텔, 퀄컴 등 반도체 업체들도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