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분야에 VR 도입한 ‘올림플래닛’... “VR은 산업을 바꾸는 기술”

입력 2017.05.02 18:03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은 비주얼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중요한 기술로 꼽히고 있다. 한때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반짝 떴다 시들해진 '3D 디스플레이' 기술과 달리 VR 및 AR 기술은 제조 분야는 물론 디자인과 설계, 건설 및 건축, 제어 및 관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국내 역시 VR 및 AR 기술에 대한 관심이 올해 들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2017년 현재 국내 VR 산업의 방향이 주로 게임이나 360도 영상 등 '콘텐츠'에만 쏠려있다고 지적한다. 그런 상황에서 국내 스타트업인 올림플래닛(대표 권재현)이 비 게임, 비 콘텐츠 분야의 VR 기술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해외 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어 화제다.

권재현 올림플래닛 대표는 VR 기술은 산업 현장에 도입하면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 최용석 기자
올림플래닛은 2015년 1월 설립된 VR융합기술 기반 하이퍼리얼 콘텐츠 및 솔루션 개발기업이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상품은 부동산 VR 마케팅 플랫폼 '아크원(ARCONE)'이다.

'아크원'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새로 짓는 대규모 아파트 및 주택 단지, 오피스텔, 상가 등의 홍보 및 마케팅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건설사와 브랜드 소개는 물론, 조감도와 홍보 사진 및 이미지, 브로슈어 등을 간단한 마우스 클릭이나 터치 조작으로 볼 수 있는 스마트 가이드북 형태로 제공한다.

올림플래닛이 선보인 ‘아크원’은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다양한 환경 요소를 실시간으로 변경할 수 있고 기존 VR 실내 조감 솔루션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사실감과 퀄리티를 제공하는 독자적인 ‘VR 투어’다. / 최용석 기자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VR 투어' 기능이다. 평면도를 기반으로 실제 3D로 구성한 집의 실내 모습을 인테리어와 가구 배치가 완료된 형태로 VR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이른바 '가상 모델하우스'인 셈이다.

VR에 기반한 실내 조감 기술은 이미 관련 업계에서 일부 도입되고 있다. 실내 모습을 컴퓨터 3D 그래픽으로 구성하고, 이를 360도 영상이나 이미지 형태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보여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기존 방식의 경우 실내의 미리 지정된 포인트나 정해진 루트에 한해서만 360도로 둘러볼 수 있는 점이 한계다.

VR 헤드셋 없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도 고품질의 VR 실내 조감이 가능한 것이 아크원 플랫폼의 장점이다. / 최용석 기자
그러나 아크원은 고성능 3D 게임 엔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4(Unreal 4)' 엔진을 사용해 가상 실내의 모습을 실시간 3D 그래픽과 VR로 구현한다. 마치 3D 그래픽으로 구성된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 처럼 허용된 범위 내에서 가상의 주택 내부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특히 HTC 바이브(Vive)처럼 '룸 스케일 VR(방 하나 크기의 범위로 구현된 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VR HMD(가상현실 헤드셋)의 경우, 직접 이용자의 발로 실내를 이동하면서 둘러볼 수도 있다.

그뿐이 아니다. 실시간 그래픽으로 구성되는 만큼 가구 등의 배치를 단계별로 설정하거나, 커튼이나 바닥재, 벽지 등을 클릭해 다른 소재나 디자인으로 교체하는 것도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같은 집도 완전히 다른 인테리어로 바꾸어서 감상할 수 있다. 낮과 밤 등 일조권 변화에 따라 바뀌는 실내 모습도 볼 수 있으며, 건물 층 수에 따른 외부 조망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사진 맨 왼쪽)도 올림플래닛의 비 게임 VR 플랫폼인 ‘아크원’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 올림플래닛 제공
상용화된 게임 엔진 중 가장 고성능의 엔진 중 하나인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덕분에 구현된 VR의 품질도 매우 뛰어나다. 본 기자가 직접 사무실에 방문해 체험을 해 보니, VR로 구현된 실내 모습은 조악한 그래픽 수준이 아닌 현실과 쉽게 구분이 안될 정도의 매우 사실적이고 실감나는 수준이었다.

실제로 언리얼 엔진을 개발한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CEO도 직접 아크원의 VR 투어를 체험하고 극찬을 했다는 후문이다. 권재현 올림플래닛 대표에 따르면 향후 에픽게임즈와 비 게임 분야에서 언리얼 엔진에 기반한 VR 플랫폼과 솔루션을 개발하는데 다양한 협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PC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 등 하드웨어 플랫폼에 상관없이 콘텐츠 이용 및 가상 투어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기존 솔루션이 하드웨어에 따라 콘텐츠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반면, 아크원은 대부분의 핵심 기능을 하드웨어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높은 성능을 연구하는 실시간 그래픽 렌더링도 중앙 서버에서 처리해 송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PC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에서도 큰 차이 없는 퀄리티의 VR 투어 경험이 가능하다.

아크원 플랫폼을 적용한 키오스크 형태의 제품. 하드웨어에 상관없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구동할 수 있는 아크원 플랫폼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 최용석 기자
올림플래닛은 처음부터 VR 기술 전문 기업은 아니었다.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생산과 유통, 마케팅, 제어, 유지 및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통합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본래의 목표이며, 그 과정에서 VR 기술을 도입했다는 것이 권 대표의 말이다.

특히 VR 기술을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하게 기업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으로 건설과 건축, 부동산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아크원'을 먼저 선보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아크원에 적용된 기본 플랫폼은 조금만 손보면 부동산과 건설 분야뿐 아니라 쇼핑, 교육,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멀티 플랫폼이다.

권 대표는 "대다수의 국내 소비자는 물론, 적지 않은 기업 및 산업현장의 전문가들도 VR 기술을 '머리에 쓰는 VR 헤드셋과 그를 통해 즐기는 콘텐츠'로만 보고 있다"며 "VR과 그에 기반한 증강현실(AR) 및 융합현실(MR) 기술은 기존의 산업 분야에 적용하면 장기적으로 업무 효율 및 생산성을 높이고, 종사자들을 더욱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VR 기술을 도입해 기존과 차별화된 효율과 성과물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탄생한 '아크원'이 대표적인 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