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박스 스피릿' 프로게이머가 말하는 ‘게이밍 노트북’의 실제 성능은?

입력 2017.05.05 08:18 | 수정 2017.05.05 08:30

2016년 이후 등장하는 게이밍 노트북의 특징은 데스크톱용 그래픽카드와 동일한 GPU를 탑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래픽 성능과 게임 성능에서 노트북이 데스크톱을 완전하게 따라잡으면서 '게이밍 노트북' 시장은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론적으로는 노트북의 게임 성능이 데스크톱을 따라잡았다고는 하지만 실제 사용했을 때의 체감 성능은 어떨까. 각종 리뷰나 벤치마크 등을 통해 게이밍 노트북의 성능 점수가 공개되지만, 실제 게이머가 사용하면서 받는 느낌은 또 다를 수 있다.

2016년 이후로 게이밍 노트북의 성능은 이론상으로 데스크톱을 거의 따라잡았다. 기가바이트 어로스 브랜드의 최상급 게이밍 노트북인 ‘어로스 X7 DT v6’ 제품. / 출처=어로스 홈페이지
마침, 국내에서 한창 활동 중인 프로 게임단 한 곳에서 최신 게이밍 노트북을 직접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어 이들을 만나봤다. 프로급 게이머가 보는 게이밍 노트북의 실제 성능은 과연 어느 수준일까.

이번에 방문한 프로 게임단은 오버워치 게임 팬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콘박스 스피릿(CONBOX Spirit, 이전 콘박스 T6)'이다. 지금은 다른 팀으로 이적했지만 오버워치 경쟁전 시즌1 세계 1위였던 'zunba' 김준혁 선수가 활동했던 팀으로도 유명하다.

오버워치 개발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는 공식 게임 대회이자, 국내 최대 규모(총 상금 규모 2억원)인 '오버워치 에이펙스(APEX)'에서 3시즌 연속으로 16강에 이름을 올리는 등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강팀 중 하나다.

‘콘박스 스피릿’팀은 공식 대회인 ‘오버워치 APEX’에서 꾸준히 실력을 발휘하는 강팀 중 하나다. / 최용석 기자
연습실을 방문한 날에도 콘박스 선수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한창 개인 연습에 바쁜 모습이었다. 프로로 활동하는 현역 선수들인 만큼, 화면 속에 보이는 게임 실력은 물론,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하는 손놀림도 누구 하나 예사롭지 않았다.

연습용 PC도 본체 기준 인텔의 최상급 코어 i7 프로세서와 기가바이트의 최상급 메인보드 및 그래픽카드로 구성되어 얼핏 봐도 150만원~200만원에 달하는 호화로운 구성이다. 모니터도 대회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144Hz(1초에 144장의 화면을 표시) 주사율의 게이밍 모니터이며, 키보드와 마우스 역시 반응속도가 빠른 게임 특화 모델이었다.

한창 연습중인 콘박스 팀원들의 모습. 프로선수들 답게 사용하는 PC의 하드웨어 구성은 업계 최상급 수준이다. / 최용석 기자
콘박스의 선수겸 코치인 'Dongsu' 신동수 선수는 "프로급 게이머에게에는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는 물론, 앉는 의자와 헤드셋 등 게임 환경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경기 실력과 승패에 영향을 끼친다"며 "수십분의 1초에 달하는 찰나의 움직임과 조작에 따라 승패가 갈라질 수 있는 실력자들끼리 대결하는 만큼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도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콘박스의 다른 선수들 역시 같은 의견이다. 일반 게이머들이 평균 이상의 하드웨어 성능을 이유로 PC방을 찾고 있는데, 프로급 게이머 기준으로는 그런 PC방의 시스템 조차도 한참 부족할 정도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데스크톱으로 게임 연습을 하는 반면, 막상 신동수 선수의 자리에는 노트북이 켜져있었다. 코치 일도 겸하는 만큼 업무용 노트북인가 싶었지만 막상 신 선수는 본격적인 게임 연습용으로 게이밍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다.

노트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연습하는데 성능이 부족하다거나, 불편한 점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예상과 달리 "전혀 부족함이 없다"고 답했다. 처음 사용했을 때 화면이 게이밍 모니터에 비해 작아 아쉬웠지만, 익숙해진 지금은 다른 선수들이 사용하는 데스크톱에 비해 게임 성능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플레이도 크게 불편함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 선수는 그 자리에서 노트북으로 오버워치 게임 플레이를 직접 시연해 보였다. 능숙한 게임 플레이와 실력이 데스크톱으로 연습하는 다른 팀원들과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콘박스 ‘Dongsu’ 신동수 선수가 사용 중인 게이밍 노트북을 통해 직접 오버워치 대전 게임을 시연하는 모습. / 최용석 기자
신 선수가 사용하는 게이밍 노트북은 기가바이트의 하이엔드 게이밍 브랜드 '어로스(AORUS)'의 최상급 제품인 '어로스 X7 DT v6' 모델이다.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 GPU를 탑재하고, 120Hz의 주사율(화면 재생률)을 지원하는 17.3인치 디스플레이에 게임 화질 개선 기능인 '지싱크(G-Sync)'까지 탑재하는 등, 국내 출시된 게이밍 노트북 중에서도 성능과 구성 모두 최고급의 제품이다. 콘박스 팀 연습실의 다른 데스크톱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제원을 갖췄다.

신 선수는 오히려 노트북이어서 좋은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 들고 이동하기 어려운 데스크톱과 달리, 노트북은 대회 현장의 선수 대기실에도 자유롭게 들고갈 수 있어 현장에서 간단한 작전 브리핑을 하거나, 몸풀기용 연습 게임용으로 손색없다는 것이다.

그는 "연습경기는 물론, 게임 중에 영상을 녹화하거나 스트리밍 방송을 동시에 진행해도 프레임 드랍(다른 작업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게임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이 거의 없는 점이 맘에 든다"며 "앞으로도 계속 게이밍 노트북을 사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른 팀원들도 "고성능 게이밍 모니터의 144Hz 주사율에 비해 게이밍 노트북의 화면은 최대 120Hz만 지원해 화면 프레임이 조금 떨어지는 점이 느껴진다"며 "하지만 이동하면서 게임을 플레이하거나 연습하는데에는 충분한 성능을 제공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하드웨어 및 주변기기 성능에 누구보다 민감할 수 밖에 없는 프로게이머의 기준으로도 최신의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은 데스크톱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능과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향후에는 공식 게임 대회에서도 대회용 PC를 데스크톱이 아닌 노트북이 채택되는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