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없는 소리·영상…뇌파 자극하는 'ASMR'이 뜬다

입력 2017.05.23 09:20

불면증, 스트레스 등 현대인이 많이 앓는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율감각 쾌락반응(ASMR)'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ASMR은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주는 소리·영상으로, 특정 장면이나 음향이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23일 CJ E&M 한 관계자는 "소리나 영상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최근 ASMR 방송을 제공하는 비디오자키는 물론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명 ASMR 채널 ‘젠틀 위스퍼링 ASMR’의 구독자 수는 무려 94만5311명에 달한다. / 유튜브 캡처
ASMR은 뇌를 자극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외설' 영상을 말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리·장면 등이 대부분이다. 과거 중고생이 학습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던 MC스퀘어 등이 대표적인 ASMR 제품이다. 최근에는 휴대용 칼로 연필을 깎는 영상·소리나 신문을 구길 때 나는 소리, 비가 내리는 소리 등이 인기를 끈다. 유료방송 업체가 서비스 중인 반려견 전용 채널도 ASMR에 해당한다.

동영상을 전문으로 서비스하는 유튜브 검색창에 'ASMR'을 입력하면 768만개의 콘텐츠가 검색된다. ASMR만 전문으로 제공하는 채널 수도 28만6000개에 달한다. 인기 ASMR 채널 중 하나인 '젠틀 휘스퍼링 ASMR'의 구독자 수는 94만5311명으로 100만명에 육박했다. 23일 기준으로 한국의 동영상 채널 중 하나인 '판도라TV'에 등록된 ASMR 관련 콘텐츠도 600여개에 달한다.

ASMR 이용자가 동영상 사이트에 댓글로 올린 ASMR 활용 이유를 살펴보면, 주로 스트레스를 잠시 잊기 위해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 의미없이 반복되는 ASMR 콘텐츠를 보는 이는 잠시 동안 정신이 나간 것처럼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이른바 '멍때림' 상태가 되는데, 이것이 향후 정신을 집중하거나 숙면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유튜브 회원 ‘성이름’은 빗소리를 들려주는 ASMR 콘텐츠를 통해 마음의 편안함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 유튜브 캡처
연필 깎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는 유튜브 회원 '백소연'씨는 "공부하고 있는데 연필 깎는 소리가 너무 좋아서 오히려 공부가 잘 되는 기분이 든다"라고 말했다.

비 내리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는 또 다른 회원 '까칠한한란'씨는 "지친 병원 생활을 하는데, 이때 듣는 아름다운 빗소리가 위로가 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ASMR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이 아니다. MC스퀘어 등과 같은 ASMR 기기는 사람의 집중력과 주의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뇌파를 알파파로 바꿔주는데 반해,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유통되는 일부 ASMR 콘텐츠는 알파파로 바꿔주는 것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강주성 안양샘병원 소아청소년센터장은 "모든 ASMR 콘텐츠가 이용자의 집중력을 높이거나 숙면을 유도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알파파를 유도하는 것으로 인증받은 제품이나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