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변호사의 IT법률 해석] 공들인 직원 빼가는 얌체 경쟁사, 그냥 참아야 할까?

  • 김병철 문장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입력 2017.06.05 18:49 | 수정 2017.06.06 07:00

    뉴스를 보다 보면 한쪽에서는 기업들의 인력감축에 관한 우울한 소식도 있지만, 반대로 회사에 꼭 필요한 핵심 사원들을 경쟁사에서 스카우트해갔다면서 경쟁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야기도 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수능교육 비타에듀의 강사들이 이투스교육으로 집단 이적을 하면서, 귀뚜라미그룹 계열사의 핵심인력들이 LG전자로 스카우트되면서, LG유플러스의 임원이 KT로 전직을 하면서 이들이 기존 몸담고 있던 회사와 전직한 경쟁사가 법적분쟁에 휘말린 사례가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공을 들여 사원들에게 많은 투자를 한 결과 회사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 인재로 성장시켰는데, 이 핵심인력들이 연봉을 더 주겠다는 다른 경쟁 회사로 이직해버리면 회사는 당장 결원이 생길뿐 아니라 그 인력이 보유한 핵심 기술까지 함께 경쟁사에 유출될 우려가 크다. 또 회사를 옮기기 전에 미리 회사의 핵심기술을 경쟁사에 넘겨준 이후 전직하거나 인수합병(M&A)을 하려는 시도도 있는데, 실제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연계 수능 교육업체인 A사의 일타강사이자 A사의 이사였던 자가 경쟁사인 B사에 영업전략과 자연계 문제은행 등의 대외비 자료를 넘긴 사안에 대해 검찰에 고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렇게 경쟁사에서 핵심 인력 또는 한 팀 자체를 유인해 빼가는 경우, 기존의 회사에서 대응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이런 경우 종전 회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일단 직원과 기술유출을 방지해야 하므로 당장 급하게 보전처분으로서 전직자를 상대로 전직금지가처분을 고려해 볼 수 있고, 전직자와 경쟁사 모두를 상대로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경쟁사를 상대로는 공정거래위원회 고발조치를 고려해 볼 수 있겠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5호는 '부당하게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로 금지하면서 어떤 것이 이에 해당하는지는 시행령에 별표 1의 2로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데, 여기를 보면, 문제가 되는 '인력의 부당유인·채용'행위는 '다른 사업자의 인력을 부당하게 유인·채용해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심히 곤란하게 할 정도로 방해하는 행위'로 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안에서 여기에 해당되는지는 공정거래위원회 고발이 된 경우, 과징금과 관련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판단하게 될 것이고, 민사 손해배상 사건에서는 법원이 이를 판단하게 된다. 판단 기준으로 '유인·채용에 사용된 수단, 통상적인 업계의 관행'을 고려해 판단하게 되는데, '다른 사업자의 핵심인력 상당수를 과다한 대우를 해 스카웃함으로써 기존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상당히 곤란하게 되는 경우나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 방해목적으로 자기 사업활동에는 필요하지도 않은 핵심인력을 스카웃해 기존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상당히 곤란하게 하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을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12월이전에는 기술·인력유출로 피해기업의 사업이 '현저히' 곤란해진 경우를 위법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 되어야 '현저히'냐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그러나 2015년 12월 '불공정거래 심사지침'을 개정하고 이를 '상당히' 곤란해진 경우로 고쳐서 과거 '현저히'보다는 좀 더 수월하게 위법성을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경쟁사 이외에 전직하는 직원에게 직접 전직금지가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전직금지약정을 했음이 요구된다. 판례는 원칙적으로 경업금지 및 전직금지가처분은 명시적인 약정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하되, 예외적으로 영업비밀침해를 방지하는데 있어 필수적이고 불가피한 방법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명시적인 약정 없이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직금지의 약정을 체결했다고 해도 예를 들어 평생 영구적으로 이직을 금하는 등의 약정은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므로 그 약정은 민법 제103조 소정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가 될 여지가 있다.

    반면에, 전직금지에 대한 약정을 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에 의거해 전직금지신청을 할 수 있는데, 약정이 없는 경우에 인정되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로서 해당 직원이 이직한 회사에서 영업비밀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고서는 회사의 영업비밀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과 영업비밀로서의 요건을 소명하는 특별한 경우에만 인정됨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기존 직원이 영업비밀을 유출한다고 했을 때 '영업비밀'이란 ① 당해 정보가 공공연히 알려지지 않았다는 '비공지성(비밀성)', ② 독립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경제적 유용성', ③ 그 보유자가 당해 정보를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관리해야 하는 '비밀관리성' 등 3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되는 것인데, 만약 유출한 정보가 영업비밀인지가 애매한 상황에서도 그것이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근로자와 약정한 것이라면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그 약정에 위반한 근로자를 상대로 전직금지청구 및 손해배상이 가능할 것이다.

    핵심인력이 전직되는 경우 과거의 판례는 1심에서는 부당한 사원 유인을 인정한 것이 존재하지만, 상급법원에서는 직업선택의 자유와 자유시장경제질서를 강조해 구체적인 사안에서 부당한 사원 유인이 아니라고 보는 사례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분야에 관해는 새로운 판례가 계속 생성되고 있고, 법률이론이 아직 명확히 정립되지 않아 결론을 예측하기 어려운 분야이므로, 사건으로 비화되었을 때 어떻게 구체적인 사실을 주장 입증해 심층적인 이론을 정립해 주장하는지가 승패의 관건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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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철 변호사는 사법고시 42회, 사법연수원 33기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제학과 대학원의 ASP과정을 수료했습니다. 15년간 법무법인에서 기업분쟁관련업무를 담당했으며, KBS라디오 이영권의 경제포커스에 경제법분야 패널로 고정출연했고 현재 서울변호사회 위촉 변호사 조정위원, 서울 강서경찰서 법률자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울토지공사 및 LH공사를 자문했고, 제약회사, IT기업, 신용정보회사, 저작권 관련 기업, 코스메틱 기업, 영농법인, 수입이륜자동차협회를 비롯한 각종 협회 등의 법률고문을 담당하는 문장종합법률사무소의 대표변호사이며 인터넷에 직접 최근 판례의 동향을 분석한 글을 블로그에 올리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