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이끌 '쌍둥이' 전략…'디지털 트윈'에 주목하라

입력 2017.06.24 02:15 | 수정 2017.06.24 03:00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화두는 단연 '디지털 변혁(Transformation)'이다. 디지털 변혁에 대한 정의는 산업군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기업이 신규 비즈니스 모델·제품·서비스에 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변화에 적응하거나 이끌어가는 프로세스를 말한다.

인공지능·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 등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기술을 이제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디지털 변혁은 비즈니스 차별화를 넘어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경쟁력으로 부각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디지털 변혁 시대를 맞아 2017년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디지털 트윈(Twin)'을 꼽았다. 가트너가 말하는 전략 기술이란 이제 막 도입 단계를 벗어나 영향력과 용도가 확대되고 있는 혁신 잠재력을 갖춘 기술을 말한다. 향후 5년 이내에 전환점을 맞이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 중 하나다.

디지털 트윈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주창한 개념으로,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트윈은 제조업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 받는다.

실제 로봇 암 생산공장(사진왼쪽)을 바탕으로 만든 디지털 트윈에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모습. / 지멘스 제공
GE는 10억달러(1조1400억원)을 투자해 '스마트 공장'을 넘어 '브릴리언트 공장'을 표방하며 클라우드 기반 개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 '프레딕스'를 만들었다. 프레딕스가 독특한 것은 디지털 트윈 개념을 적용해 현실의 공장과 똑같은 디지털 공장을 만들었다는 데 있다. GE는 프레딕스에서 시뮬레이션을 하며, 최적의 프로세스가 현실 공장에 적용되는 것을 돕는다.

GE는 디지털 트윈을 위해 공장 내 모든 장비에 센서를 부착하고, 여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모아 프레딕스를 통해 분석했다. 시뮬레이션 개념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예측의 정확도가 높아졌다는 것이 주요 특징 중 하나다. GE가 디지털 트윈 개념을 브릴리언트 팩토리에 적용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빅데이터 등 기반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현실의 공장과 똑같은 디지털 트윈 공장을 만드는 플랫폼 ‘프레딕스’ / GE 제공
독일 지멘스도 IoT를 기반으로 하는 공장 자동화 플랫폼 '마인드스피어'에 디지털 트윈 개념을 접목했다. 마인드스피어는 기기가 보내는 수십만개의 데이터를 활용해 제품 개발 공정 개선을 돕는 플랫폼이다.

지멘스는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디지털 트윈을 만들고, 가상 공간에서 제품 개발 공정을 다양하게 바꿔가며 실험한다. 같은 생산 라인이라 하더라도 작업자를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생산성이 달라지는데, 이를 고려해 최적의 운영 환경을 구축한다. 지멘스는 독일 암베르크에 스마트 공장을 짓고 불량률 제로에 도전 중이며, 현재까지 불량률은 0.00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 전체를 하나의 디지털 트윈으로 만든 후 각종 재해재난과 실생활에 밀접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도 있다.

싱가포르는 디지털 트윈 구축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 전체를 3D로 구현했다. 단순히 도시의 외양만 3D로 만든 것이 아니라 전기·가스·교통 등 사회 필수 인프라, 기상정보, 인구통계, 시설물 등 건물 내부까지 데이터로 수치화해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했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공간정보시스템(GIS) 소프트웨어 기업 에스리의 오픈 GIS 플랫폼을 활용해 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만들었다.

실제 도시 정보와 3D GIS 플랫폼을 이용해 디지털 트윈을 만들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모습. / 에스리 제공
싱가포르는 섬으로 이뤄진 도시 국가라는 특성상 매년 홍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하지만 디지털 트윈을 통해 도시를 둘러싼 수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강수량에 따른 수위 변화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홍수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 실시간 교통 상황은 물론 도시 전체의 태양에너지 발전량을 계산하거나 특정 빌딩 내 공실률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3~5년 안에 수백만 개 사물이 디지털 트윈으로 표현될 것이다"라며 "기업은 디지털 트윈을 통해 장비 수리, 서비스 계획 수립, 제조 공정 계획, 공장 가동, 장비 고장 예측, 운영 효율성 향상, 개선된 제품 개발 등을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