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문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 중단을 요청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의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 메모리 모습. / 도시바 제공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의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 메모리 모습. / 도시바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급법원은 11일(현지시각) 도시바가 도시바메모리 매각 과정에서 WD와의 마찰로 정보 접근을 차단한 조치를 해제하라고 도시바에 명령했다.

WD는 "우리 주장이 정당했음을 보여줬다"며 법원 결정을 반겼다.

도시바는 항소할 계획이지만, 법원 명령에 따라 일단 WD의 정보 접근 차단 조치를 풀어줬다.

13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미국법에 정통한 변호사의 말을 빌려 이러한 결과가 14일로 예정된 매각 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1차 심문에서 도시바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야카와 요시히사 변호사는 "WD 측 주장이 인정됨에 따라 14일 있을 법원 심문에서 매각 중단 가처분 명령 가능성이 커졌다"라며 "만약 도시바가 매각 절차를 강행할 경우 법정모욕죄 혐의로 거액의 제재금이 부과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상급법원의 심문 한 번에 WD가 신청한 가처분 신청 관련 판결이 나올 수 있지만, 어느 한쪽이 결정에 불복해 항고할 경우 주 최고재판소 판결까지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도시바가 애초 도시바메모리 매각 데드라인으로 정한 2018년 3월을 훌쩍 넘길 수 있다.

도시바는 일본 관민 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정책투자은행, 한국 SK하이닉스,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로 구성된 한·미·일 연합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WD의 지속적인 매각 반대와 SK하이닉스의 의결권 요구 문제가 겹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도시바메모리 매각 절차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14일 미 법원의 판단 결과에 따라 매각 협상이 한층 더 꼬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