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 성차별과 성희롱 문화가 불거지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트래비스 캘러닉 전 우버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에는 사기 혐의 등으로 투자자에게 피소돼 이사회에서도 쫓겨날 위기에 내몰렸다.

캘러닉 前 우버 CEO. / 블룸버그 제공
캘러닉 前 우버 CEO. / 블룸버그 제공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10일(현지시각) 우버 대주주 중 하나인 벤처캐피털 업체 벤치마크 캐피털이 캘러닉 전 CEO를 사기·계약위반·신의성실 위반 등의 혐의로 델라웨어 챈서리 법원에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벤치마크 캐피털이 제출한 고소장에는 캘러닉 전 CEO가 재임 중 본인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우버 이사회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차례에 걸쳐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벤치마크는 소장을 통해 "캘러닉 전 CEO가 개인의 목적과 우버 안에서의 권력을 키우기 허위진술과 정보은닉 등 갖은 수단을 썼다"며 "캘러닉이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사 3명을 이사로 추가 임명하기 위한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캘러닉은 지난해 6월 CEO로 재직하면서 회사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8명이었던 이사진을 11명으로 늘렸고, 이들에 대한 임명권을 본인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벤치마크는 캘러닉 전 CEO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경영일선으로 복귀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실제 캘러닉 전 CEO는 최근 측근들에게 "스티브잡스도 자신이 세운 애플에서 쫓겨났다가 복귀했다"며 "나도 스티브잡스와 같은 길을 가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벤치마크는 우버의 초기 투자사로 13%의 우버 지분과 이사회 투표권 20%를 갖고 있다. 앞서 벤치바크는 캘러닉 CEO 사퇴를 주도했고, 이번 소송에서도 반드시 승소해 캘러닉이 선출한 3명의 사내이사까지 추방할 계획이다.

캘러닉 전 CEO도 즉시 성명서를 통해 "벤치마크의 소장은 거짓과 허위 진술로 가득찼다"며 "그들은 캘러닉 CEO의 투명한 시도를 사적 이익을 위한 행동으로 매도했고, 우버 창업자와 주주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박탈하려고 한다"고 벤치마크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우버 공동 설립자 겸 회장 가렛 캠프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캘러닉이 CEO로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