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전남 장성 축령산 국립장성숲체원의 전략원 팀장은 목재 관리용 드론을 새로 구입했다. 과거 수작업에 의존하던 전체 삼림 개체수를 '항공 삼림재고조사시스템'을 탑재한 드론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다.(미 보잉사 '항공 산림조사 시스템' 특허)
상공을 가르던 전 팀장의 드론이 '편백나무 1000그루, 측백나무 500그루 관측 완료'라는 알림을 보낸다. 이어 각각의 나무들에 대한 직경을 측정한 데이터까지 알려왔다. 드론에 내장된 나무계측 시스템을 가동해 개별 나무의 직경을 모두 알아낸 결과다.(미 보잉사 '나무 측정 시스템' 특허)
정기 조사를 마친 전 팀장이 잠시 쉬는 사이, 시스템상에 경고음과 함께 '침입물체 발견'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축령산 상공을 맴돌던 드론이 뭔가 수상한 물체를 발견한 것이다. 상공서 촬영한 이미지를 캡쳐한 드론이 스스로 분석한 최종 데이터를 지상 관제소에 전송해준다. 검출 데이터와 이동경로를 계산한 결과, 산짐승으로 밝혀졌다. 전 팀장은 그제야 한숨을 돌린다. 드론이 상공 영역 구분이나 주변 물체 크기, 속도 등 하늘 위에서 감지한 모든 정보를 지상에 있는 전 팀장의 스마트폰 화면에 실시간 전송해준 덕이다.(미 하니웰 '드론 커뮤니케이션의 개선' 특허)
당장 1~2년 후 한국 등 전세계 산간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산림이나 대단위 조경단지를 조성·관리하는데 육상의 인력이나 기계장치로는 한계가 있다. 이를 대체할 기술이 바로 드론이다. 드론은 4차산업혁명을 선도할 대표적인 미래유망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드론산업협회에 따르면 2015년 71억달러였던 세계 드론 시장 규모는 2020년 1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체 드론 시장의 1%(약660억원)에 불과한 상업용 시장 비중이 2023년이면 7%대(약 9220억원)로 성장한다는 얘기다. 추세를 반영하듯 드론 특허출원은 최근 폭발적인 증가세다.
◆ 특허로 본 드론
드론 관련 특허는 2000년대 초반부터 출원량이 서서히 늘어 2012년부터 폭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터 및 통신/보안'을 비롯해 '지상과제 및 통제시스템', '지상지원시스템', '체계종합' 등 하위 기술분야에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드론 특허의 국가별 출원을 분석한 결과, 모든 분야에서 미국이 가장 많은 출원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임무장비 ▲지상관제 및 통제시스템 ▲데이터 및 통신/보안 등 순으로 출원이 많았다. '지상지원시스템' 분야는 미국과 한국간 출원 건수가 417건으로 가장 큰 기술적 격차를 보이고 있다.
DJI 등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드론업체들이 있지만 이들의 특허 출원은 미미했다. 국내에는 잇단 구설에 오르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비롯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대한항공 등이 드론 특허를 출원했으나 대부분 10위권 밖 저조한 실적이다.
기업의 분야별 출원 동향을 보면 각 업체가 어느 분야에 주력하는지 알 수 있다. 보잉은 '지상관제 및 통제시스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하니웰과 야마하는 '체계종합'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레이시언은 '임무장비' 분야에 천착하고 있다는 것도 특허가 알려주는 정보다.
보잉은 향후 1~2년내 나무 직경 등 육상의 미세 정보에 대한 탐지가 가능하고 센서를 통해 실시간 위치를 감지하는 무인항공기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술을 기반으로 3~4년 후에는 연속 이미지 촬영·분석을 통해 이·착륙 등 실시간 대응 명령이 가능한 여객기의 탄생도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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