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부처가 격투기를 벌이는 내용을 담은 게임 '파이트 오브 갓즈(Fight of Gods)'로 인해 말레이시아서 글로벌 PC게임 플랫폼 스팀(Steam) 사용이 금지됐다.

말레이시아 매체 더 스타는 말레이시아 정부 산하 기관 '멀티미디어 위원회(Malaysian Communications and Multimedia Commission)'가 말레이시아 국내에서 스팀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DNS(Domain Name System)를 차단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이트 오브 갓즈 주요 이미지. / P큐브 제공
파이트 오브 갓즈 주요 이미지. / P큐브 제공
멀티미디어 위원회가 스팀 서비스 사용을 막은 까닭은 '종교상의 이유'다. 이 기관은 성명문에서 "다민족으로 구성된 국민들의 연대・조화・복지가 말레이시아 정부의 목표다", "정부의 목표를 위태롭게 하는 행동에 대해 타협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관은 스팀에서 '파이트 오브 갓즈'를 24시간내에 삭제할 것을 요청했고, 스팀의 답변이 없자 스팀 서비스 전체를 말레이시아 현지서 사용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파이트 오브 갓즈' 게임 유통을 맡은 영국 P큐브는 "파이트 오브 갓즈는 종교 문제를 일으키지 않게끔 디자인 돼 있고 게임은 내용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이번 결정은 국민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망스럽지만 현지 규제는 존중하겠다"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에서 스팀 서비스가 막힌 것에 대해 P큐브는 "스팀과 함께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도록 협의 하겠다"고 전했다.

게임 '파이트 오브 갓즈'는 인기 게임 개발사 디지털크래프트가 만든 2D 스타일 격투 게임으로, 예수・부처・오딘・제우스・아마테라스・아누비스・모세・아테나 등 종교와 신화 속의 신과 인물들을 캐릭터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말레이시아 정부가 2010년 발표한 인구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국민 중 61.3%가 이슬람교를 숭배하고 있으며, 19.8%가 불교, 9.2%가 기독교, 6.3%가 힌두교, 1.3%가 유교・도교를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