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10주년을 기념해 12일(현지시각) 공개하는 신형 아이폰을 놓고 해외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비싼 가격이 자주 언급된다. 10주년이라는 데 의미 부여를 한 나머지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의 신형 프리미엄 아이폰인 '아이폰X'(64GB) 모델 가격은 1000달러(113만1200원)쯤이다. 더 큰 저장 용량 모델 제품은 1000달러는 훌쩍 넘을 것이 확실시 된다. 10년 기념 제품인 만큼 역대 아이폰 모델 중 최고 가격에 판매되는 제품이 되는 셈이다.

애플 아이폰.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 아이폰.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아이폰X가 1000달러에 나온다고 가정하면, 649달러(73만4700원)였던 아이폰7 대비 340달러(38만5200원)쯤 비싸다. 아이폰7플러스 역시 최고 769달러(87만1300원)에 불과했다.

아이폰X가 전작 대비 기능상으로 많은 혁신을 이뤄낸 것은 분명해 보인다. 3D 얼굴 인식 스캐너와 동작 제어 기능을 갖췄고, 아이폰 특유의 홈 버튼을 없애면서 아이폰 10년 역사상 가장 큰 디자인 변화를 줄 전망이다.

아이폰X는 지문인식 방식의 터치 ID대신 3D 얼굴 인식 스캐너를, AR·VR에 특화된 듀얼카메라에는 1200만 화소 광각 렌즈와 망원 렌즈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아이폰 제품에 탑재된 디스플레이가 액정화면(LCD)이었던 것과 달리 아이폰X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장착된다.

화면 크기(대각선 길이 기준)는 5.8인치며 홈 버튼을 대체하는 가상 영역을 제외하면 가용 영역 크기(대각선 길이 기준)는 5.15인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갤럭시S8이나 갤럭시노트8과 맞먹는 IP68 수준의 방수·방진 기능과 함께 무선 충전 기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애플의 아이폰X 가격 정책을 놓고 대체로 고객의 충성도와 구매력을 테스트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폰X의 혁신적 요소가 1000달러에 걸맞는 가격인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아이폰X의 늘어난 부품 비용 중 거의 절반은 OLED 패널 스크린 탑재에 따른 것으로 본다. OLED 패널은 기존 아이폰에서 사용한 LCD 스크린보다 공급처가 제한적이고 가격도 비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역대 아이폰 가운데 가장 비싼 10주년 기념 모델이 고객의 충성도와 구매력, 혁신에 대한 열정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웨인 램 IHS마킷 연구원은 "애플의 판매 마진은 46%에 달하는데, 이를 고려하면 아이폰X의 가격은 1000달러 이상이 될 것이다"며 "2017년은 애플 고객의 가격 탄력성을 시험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벤 벤자민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가격이 (1000달러에 달할 만큼) 이렇게 비싼 것을 본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애플은 고객들의 충성도를 믿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IT 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10일(현지시각) 앱 개발자 스티븐 스트론 스미스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공개할 아이폰이 아이폰X, 아이폰8, 아이폰8 플러스 등 세 종류라고 전망했고, 이 중 아이폰X가 10주년 기념 모델이라고 말했다. 아이폰8과 아이폰8플러스는 기존 아이폰7 시리즈를 계승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