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2일(이하 현지시각) 공개한 '아이폰텐(X)'이 성공을 거둘 경우 애플의 경쟁업체인 삼성전자가 미소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이 아이폰X에 탑재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폰X의 인기는 삼성전자의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는 11일 밍치궈 대만 KGI 증권 애널리스트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아이폰X가 히트를 한다면 애플의 주요 경쟁자인 삼성이 그 수혜를 입게 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각)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폰 ‘아이폰X(아이폰 텐)’을 소개하고 있다. / 애플 라이브 갈무리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각)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폰 ‘아이폰X(아이폰 텐)’을 소개하고 있다. / 애플 라이브 갈무리
궈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아이폰X 한 대당 OLED 패널 가격은 120~130달러(13만5300~14만6600원)다. 반면 아이폰7과 아이폰6 시리즈에 탑재된 액정표시장치(LCD)는 OLED 패널 가격의 절반도 안 된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켓은 2015년 9월 출시한 아이폰6 한 대당 LCD 가격은 52.5달러(59200원)라고 발표했다.

OLED 패널을 탑재한 아이폰X 가격은 미국 기준 64기가바이트(GB) 모델이 999달러(112만6000원)다. 256GB 제품은 1149달러(129만8400원)에 달한다.

궈 애널리스트는 앞서 아이폰X 가격 인상의 주범으로 OLED를 지목하며,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 외에 새로운 OLED 공급처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애플이 OLED 패널 수급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독점 공급받으면서 가격 통제가 어려워졌다는 것이 그 이유다.

문제는 애플이 원하는 수준의 OLED 패널을 만들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LG와 애플이 OLED 패널 공급 협상에 나섰지만, 기계 장치가 부족해 2019년까지는 공급이 힘들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또한 애플 아이폰용 LCD를 절반 이상 공급하는 재팬디스플레이 역시 2019년까지는 OLED 생산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폭스콘이 인수한 샤프는 최근 들어 OLED 기술 개발에 들어간 상태다.

쿼츠는 "시장에서는 삼성이 스마트폰 판매 외에 OLED 패널과 메모리 칩과 같은 부품을 팔아 시장지배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며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죄판결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지 않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UBI 리서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시장의 89%를 담당한다. 2020년까지 여타 경쟁사가 시장 확대에 나서도 삼성디스플레이는 72%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