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의 긴 연휴 동안 대란이 일 것으로 예측됐던 이동통신 시장이 연휴 마지막날 후끈 달아 올랐다. 8일부터 시작된 고액의 스팟성 보조금이 일부 유통망에 등장하며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9일 집계된 이동통신 3사 번호이동 건수는 3만2323건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과열 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을 훌쩍 넘어섰다.

추석 연휴 기간 중 대란이 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연휴 기간은 예상외로 잠잠했다. 임시공휴일인 2일에는 번호이동이 2만8924건을 기록하며 잠시 긴장감이 돌았지만 3일에는 1만853건으로 줄었다. 또 6일에는 2만4631건, 7일은 2만4474건을 각각 기록했다. 9일 번호이동 건은 연휴 기간 중 최대 규모다.

SK텔레콤은 9월 30일부터 7일까지 824명의 가입자가 순감했다. 하지만 9일에는 207명이 순증했다. KT는 연휴 기간 219명이 순증했다. LG유플러스 가입자의 경우 7일까지는 743명이 순증했지만 9일 345명이 줄어 가입자 순증 폭은 398명이다.

업계에서는 8일 전산 휴무에 따른 개통 물량과 막판 구매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고액의 보조금이 유포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일요일이던 8일에는 전산휴무 영향으로 인해 개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가입자가 9일 몰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기에 일부 집단 상가와 판매점 등에서 스팟성으로 지급된 불법 보조금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마포의 한 휴대폰 매장에서는 최신 갤럭시노트8을 1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고 광고했다. / IT조선 DB
마포의 한 휴대폰 매장에서는 최신 갤럭시노트8을 1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고 광고했다. / IT조선 DB
실제 오픈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8일 오후 12시를 기준으로 대란 사태가 발생했다는 공지가 나왔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이통사에 관계없이 번호이동을 하는 조건으로 갤럭시S8이 18만원, 갤럭시S8플러스 25만원, 갤럭시노트8 39만원, V30 28만원 등에 구입할 수 있다. 일부 유통점에서는 갤럭시노트8 64GB 모델이 30만원 초반, V30 10만원 후반에 실구매가 가능하다. 두 제품의 정식 출고가를 고려하면 50만원 이상의 불법 보조금이 지급된 셈이다.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조건에 따라 갤럭시노트8을 1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조건도 나왔다.

한편, 1일 단말기 지원금 상향제가 일몰된 후 갤럭시J7 2017 모델을 제외하고는 기존 상한선(33만원)이 높아진 모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