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으로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나 체제 비판 메시지를 전파하는 핵티비스트(해커+행동주의자)에 의한 국내 홈페이지 변조 건수가 급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신용현(사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국민의당)은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 7월까지 해킹을 통한 홈페이지 변조 건수는 2759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조 건수는 최근들어 폭증했다. 2015년 615건에 불과했던 국내 홈페이지 변조 건수는 2016년 1056건으로 72%쯤 증가했다. 2017년에도 7월 기준으로 이미 1088건을 기록하며 2016년 발생 건수를 넘어섰고,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2000건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

홈페이지 변조는 소수의 인원만으로 사회적 관심을 끌 수 있어 어나니머스와 같은 핵티비스트의 주요 사이버 공격 수법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홈페이지 변조가 발생할 경우 해당 기업에 피해 사실을 통보하고, 보안조치 권고 등 기술 지원을 안내한다.

어나니머스가 반체제 메시지 전파를 목적으로 국내 기업 홈페이지 화면을 변조한 모습. / 한국인터넷진흥원 제공
어나니머스가 반체제 메시지 전파를 목적으로 국내 기업 홈페이지 화면을 변조한 모습. / 한국인터넷진흥원 제공
신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홈페이지 변조 건수가 매해 크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보다 철저하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인터넷진흥원 모니터링에 의한 적발 후 피해기관 통보 및 기술지원까지 짧게는 2일에서 길게는 일주일 이상 걸리는데, 피해대응 시간을 단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