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돼먹은 산업부'는 IT조선 산업부 기자들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를 마음껏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코너입니다. 해당 이슈를 직접 취재한 기자부터 관련 지식이 없는 기자까지 격 없이 토론하면서 독자분들이 궁금해할 만한 부분을 속 시원히 긁어드리고자 합니다.

막돼먹은 산업부의 이번 주 메뉴는 11월 24일 한국에 공식 상륙을 예고한 '아이폰X(텐)'입니다. 아이폰X은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만든 일종의 '특별판' 입니다. 애플이 아이폰X에 부여하는 의미가 남다른 만큼 기존 아이폰 시리즈와는 궤를 달리하는 파격적인 디자인과 신기능으로 출시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킨 제품이기도 합니다.

아이폰X은 애초 부품 수급 문제로 한국에는 빨라야 12월에나 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만, 애플이 이례적으로 조기 상륙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며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애플의 갑작스런 아이폰X 출시 발표에 국내 이통사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애플이 아이폰8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아이폰X 출시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애플이 30일 완공을 앞둔 한국 첫 애플스토어 오픈에 맞춰 아이폰X을 선보이려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습니다.

아이폰X의 파격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가격도 파격적입니다. 국내에 출시되는 아이폰X 가격은 언락폰(자급제) 기준으로 64GB 모델이 142만원, 256GB 모델이 163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하면 무려 20만원에서 30만원이나 비싼 가격입니다. 이통사를 통해 구입해도 각각 136만700원, 155만7600원이나 줘야 합니다. 국내 이통사가 출시한 스마트폰 중 출고가 150만원대를 넘긴 사례는 아이폰X이 처음입니다. 한국이 애플의 '봉'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아이폰X의 품질 논란도 연일 화제입니다. 해외 1차 출시국에서는 아이폰X에 탑재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의 번인(화소열화) 가능성에서부터 영하의 온도에서 작동이 멈추는 현상, 녹색 세로줄 현상, 터치스크린 오작동 현상에 이어 최근에는 스피커 잡음 현상까지 나타난다는 보고가 잇달아 전해졌습니다. 애플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지만, 제품 출시 초기부터 불거진 각종 품질 논란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폰X 대기수요 때문에 아이폰8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회심의 아이폰X 마저 악재에 휘말렸으니 이쯤되면 위기의 애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통사는 17일부터 아이폰X 사전예약 접수를 받을 예정인데, 초기 공급 물량이 한정돼 있어 일단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폰X이 정식 출시되는 24일 과연 애플의 줄 세우기가 재현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