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상화폐 거래소 서버 다운 사태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빗썸이 사고 발생 사흘 만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당시 이용 중인 클라우드 서비스도 급격한 트래픽 폭주를 감당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13일 오전 빗썸을 항의 방문한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회사측 관계자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 SNS 화면캡처
13일 오전 빗썸을 항의 방문한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회사측 관계자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 SNS 화면캡처
빗썸은 15일, '서버 접속장애 관련, 다음과 같이 답변 드립니다'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12일 오후 4시쯤 글로벌 거래량 이슈로 빗썸에도 거래량이 폭증해 서버에 과부하가 발생했다"며 "장애 발생 당시 동시 접속자 수는 평균의 1600~1700% 수준이었고, 이날 거래량은 10월 평균의 800~900%에 달했다. 서버에 전송되는 데이터 트래픽도 평균보다 500% 많은 2.25~3Gbps 수준으로, 기존 용량으로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클라우드를 쓰면 트래픽이 몰려도 서버가 다운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날은 웹서버가 버틸 수 없는 수준의 트래픽이 몰렸다"며 "현재는 12일에 발생한 트래픽을 충분히 소화할수 있는 정도로 인프라가 개선된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트래픽 과부하 현상은 급격한 암호화폐 시세 변동이 주효했다. 12일 글로벌 시장에서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해 빗썸에서도 거래가 폭주했다. 이날 새벽부터 비트코인 매각 자금이 비트코인 캐시의 매수 자금으로 쏠리기 시작했고, 이에 8000달러대를 넘보던 비트코인은 6000달러대로 급락한 반면, 800~900달러대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캐시는 2400달러까지 치솟았다.

빗썸을 통한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캐시 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3시30분에는 1 비트코인 캐시 가격이 280만원대까지 상승했다. 이후 3시35분부터는 급매도 물량이 몰리면서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트래픽이 폭주하면서 4시쯤에는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빗썸은 긴급점검과 함께 장애복구를 시작했다. 이날 하루에 빗썸에서만 6조5000억원의 가상화폐가 거래됐는데, 평소 거래액인 3000억원에서 7000억원 사이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 시, 10배쯤 거래량이 늘어난 수치다.

빗썸 측은 "서버 장애가 발생한 당일 신속한 거래 안정화와 고객의 손실 최소화를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서버 증설 및 시스템 최적화 작업을 실시했다"며 "그 결과, 장애가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1시간 30분만인 오후 5시 30분쯤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고객 동의 없이 대기 중인 거래를 일괄 취소 조치한 것에 대해서는 "거래 대기건 일괄 취소 조치는 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서비스 재개 당시 점검 이전과 비교해 최대 30%까지 일부 암호화폐 시세 변동이 발생해 고객님의 피해가 예상됐다. 거래 안정화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해 부득이하게 해당 조치를 취하고 고객에게 관련 내용을 고지했다"고 해명했다.

일부 IP를 열어놓고 자사 물량을 거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모든 거래 기록은 DB에 저장돼 있으며, 점검시간대에 거래된 물량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정확한 투자자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 확인 중에 있다"는 짧은 답변을 내놓았고, 당시 DDoS 공격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외부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DDoS 공격에 대한 부분은 확인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손해를 본 투자자들의 집단소송 움직임에 대해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외부 전문기관의 협조를 받아 해당 부서에서 구체적인 대책안을 논의 중이다. 결과가 나오면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빗썸은 재발방지를 위해 웹·슬레이브 서버 등 증설을 통해 이용자 급증과 거래량 폭주에도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