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CC 망 중립성 결국 폐기...구글・페이스북 등 반발

입력 2017.12.15 15:11

미국 연방 통신 위원회(FCC)가 14일(현지시각) 오바마 행정부 시절 도입한 망 중립성 원칙을 2년 만에 폐기하기로 하면서, 향후 인터넷 기업과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FCC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2015년 도입한 '오픈 인터넷규칙'을 폐기하는 내용을 담은 최종안을 통과시켰다. FCC 위원은 총 5명으로 아짓 파이 위원장을 포함한 공화당 추천 인사 3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 통신 위원회(FCC)가 14일(현지시각) 망 중립성 폐기를 결정했다. / 트위터 갈무리
아직 파이 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소비자를 돕고 경쟁을 촉진하려는 조치"라며 "(오픈 인터넷규칙 폐지로)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가 기존에 망이 없는 곳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차세대 5G 무선 네트워크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2년 만에 결국 망 중립성 폐기한 FCC

망 중립성은 망을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도 모두 같은 조건으로 차별 없이 망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에 따라 AT&T·버라이즌·컴캐스트와 같은 미국 통신·케이블 사업자 등을 일컫는 ISP는 서비스나 콘텐츠 이용자를 대상으로 요금에 따른 속도 차별, 트래픽 조절 등을 할 수 없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버라이즌 출신의 '망 중립성 반대론자' 아짓 파이를 FCC 위원장으로 임명하며 망 중립성 원칙 폐기를 추진했고, 결국 FCC는 오픈 인터넷규칙을 폐기했다.

FCC가 이날 통과시킨 최종안에는 ISP를 정보 서비스 사업자로 분류해 2015년 전으로 회귀시키는 내용이 담겼다. 즉, ISP를 전기통신 서비스 사업자에서 정보 서비스 사업자로 분류해 요금에 따른 인터넷 트래픽 차별을 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 것이다. 예를 들어, AT&T는 자신이 소유한 디렉TV 발전을 위해 여타 서비스보다 더 빠른 인터넷 전용 회선을 제공할 수 있다.

◆ 구글・페이스북 등 반발...일부에선 소송 준비 중

미국에서 망 중립성이 폐지되면서 구글・넷플릿스・아마존・페이스북 등 미국 콘텐츠 사업자(CP)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ISP 사업자가 CP에게 인터넷 트래픽을 많이 사용한다는 이유로 분담금 지급을 요구하거나, 더 많은 인터넷 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이 2015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FCC가 통과시킨 망 중립성 원칙 폐지를 담은 최종안을 들어보이고 있다. / 트위터 갈무리
구글・페이스북 등은 FCC의 결정 직후 성명을 내고 유감을 표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망 중립성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경제적 기회를 제공한다"라며 "망 중립성 폐기 결정을 내려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구글 대변인 역시 성명을 통해 "망 중립성은 그동안 정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법원의 승인을 받았다"며 FCC를 비판했다.

시장 일부에선 망 중립성 폐지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가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언론자유(Free Press)를 비롯한 몇몇 시민단체가 조만간 FCC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또한, 에릭 슈나이더만 뉴욕주 법무부 장관은 성명서를 통해 여러 개 주에서 벌어질 망 중립성 폐기 반대 소송을 이끌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외 15명의 상원의원은 FCC의 이번 결정을 취소하고 망 중립성을 복원할 것을 담은 결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WSJ은 "ISP 사업자는 제공하는 콘텐츠별로 다른 가격 정책을 취할 수 있다"라며 "특정 웹 사이트와 서비스가 ISP의 데이터 제한에 걸려 서비스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AT&T・버라이즌 등 미국 대형 케이블・인터넷 사업자는 소비자의 우려를 의식한 듯 "소비자의 온라인 경험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