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공급하는 제품이 비트코인 채굴 프로그램을 제휴(스폰서) 명목으로 함께 설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설치 시 약관에 스폰서 프로그램 설치 동의를 받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가 약관을 꼼꼼히 읽지 않고 무심코 설치를 진행한다는 점을 미뤄 자칫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의 프로그램은 오소프트의 '버추얼DVD(VirtualDVD)'라는 가상 드라이브 프로그램으로 현재 무료로 제공된다. 오소프트는 PC 모니터 화면을 실시간으로 녹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오캠'으로 잘 알려진 회사다.
문제는 버추얼DVD와 함께 설치되는 'BRTSvc'라는 이 스폰서 프로그램이 사용자가 PC를 사용하지 않는 유휴시간에 시스템 자원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일종의 그리드 컴퓨팅 기술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과거 일부 웹하드 서비스, 네이버 웹툰 앱 등이 이 기술을 몰래 활용했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오소프트도 제휴사가 BRTSvc 프로그램으로 사용자 PC 시스템 자원을 끌어다 어디에 쓰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버추얼DVD 설치 후 BRTSvc 프로그램이 백신에 바이러스로 인식되길래 알아보니 대표적인 암호화폐 중 하나인 비트코인 채굴 프로그램이었다며 개탄을 금치 못하는 목소리가 넘쳐난다.
프로그램 설치 과정에서 정상적인 약관 동의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회사 측의 스폰서 프로그램 설치 유도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용자가 뒤늦게 버추얼DVD를 삭제하더라도 스폰서 프로그램은 그대로 남아있는 문제가 있다. 스폰서 프로그램을 지우려면 사용자가 윈도 제어판 '프로그램 추가·삭제'에서 'BRTSvc version 1.0.0.0'을 찾아 직접 삭제해야 한다.
오소프트는 이와 관련, 공식 카페를 통해 "버추얼DVD는 수년간 광고 없이 운영돼 사실상 운영이 어려워 고민 끝에 스폰서 광고를 한 개만 넣고 운영을 지속하기로 했다"며 "스폰서 프로그램은 오캠과는 전혀 관련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