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드론 업계 달군 이슈 뒤돌아보니

입력 2017.12.29 15:38 | 수정 2017.12.31 07:00

2017년 드론 업계는 여러모로 활발한 모습이었다. 드론 제조사간 경쟁이 심화되며 승자와 패자간 희비가 나뉘기도 했다. 세계 각국 정부는 기존 산업과 드론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유의미한 드론 애플리케이션이 여럿 등장했다.

한편으로는 사생활과 보안 침해, 추락 사고 등 드론의 부작용이 대두되기도 했다. 정부 차원에서의 규제 방안이 논의되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드론 기술도 속속 등장했다. 뜨거웠던 2017년 드론 업계를 뒤돌아본다.

◆ 드론 제조사 옥석 가려진 한해

2017년 개인용 드론 시장 경쟁 양상은 격렬했다. 개인용 드론은 비교적 만들기 쉽고, 사용자가 많아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유용한 덕분이었다. 승자는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 개발에 매진했던 중국 DJI다. DJI는 팬텀 시리즈에 이어 휴대용 드론 매빅 프로·스파크를 앞세워 개인용 드론 시장을 장악했다. 한편으로는 확장성·고기능 드론 인스파이어 시리즈 신제품으로 드론의 활용 영역 자체도 넓혔다.

DJI 인스파이어 2. / DJI 제공
미국 3DR과 고프로, 프랑스 패럿 등도 분발했지만, DJI의 아성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개발되던 개인용 드론 일부 제품은 개발 취소되거나 예상 이하의 성능이 출시되며 소송에 휘말렸다. 3DR은 개인용 드론 개발을 포기하고 항공 촬영 상업용 솔루션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패럿은 구조조정에 들어갔으며, 고프로 드론 카르마는 치명적인 결함으로 전량 리콜되는 수모를 맞기도 했다.

특정 기술·기기가 각광 받으면, 수많은 제조사가 그 부문에 뛰어든다. 사업화 역량과 기술을 갖춘 곳은 살아남아 적응하고, 그렇지 못한 곳은 도태된다. 2017년은 드론 제조사간 옥석이 가려진 한 해였다.

◆ 드론 활용 분야 넓어져

드론의 장점이 기존 산업과 만나 시너지를 냈다. 2017년에는 드론의 가능성이 여럿 현실화됐다. 먼저 항공 촬영 드론의 가능성이 현실로 이뤄졌다. 항공 촬영을 통한 구조물 점검 및 감시, 정밀 측량, 비파괴 검사 등 상업용 솔루션이 속속 등장했다. 열감지 카메라를 장착한 항공 촬영 드론으로 농작물 수확량을 늘린 사례도 보고됐다. 배송 드론도 도서지역 특화형, 긴급 의약품 수송형 등 운용 환경과 거리에 따라 세분화됐다.

중국 이항이 선보인 드론 1000대 단체 제어 기능 예제 화면. / 이항 유튜브 홈페이지 갈무리
자율 비행, 단체 제어 등 드론 비행 기술 발전도 눈부셨다. 군수업체 중심으로 드론의 자율 비행 기능이 개발되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택시 드론, 위험한 곳이나 산간 오지를 오가는 수송용 드론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드론 단체 제어 기능도 각광 받았다. 향후 드론이 보편화될 때 공중 충돌 및 사고를 막을 유력한 기술이다. 중국 이항과 인텔 등이 장애물 감지·회피 기능을 병용한 드론 단체 제어 기능을 선보였다.

일본에서도 드론의 기발한 활용 사례가 속속 등장했다. 송전탑과 전선을 드론 항로로 개발하려는 시도, 자동 비행과 충전을 통해 드론 운용 범위와 가동 시간을 확장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4G LTE 통신 기술, 태양광 배터리 충전도 드론의 활용 영역을 넓힐 기술로 각광 받았다.

우리나라도 드론 애플리케이션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2017년 초 열린 드론쇼코리아에서 다양한 상업용 드론 솔루션과 로드맵이 발표됐다. 이 로드맵은 상당 부분 현실화됐다. 드론 관계사들이 모인 컨소시엄과 시범사업장이 마련된 부산을 주축으로 세관 공중 감시·상수원 보호구역 관리·생태공원 감시 등 실증 사례가 만들어졌다. 미세먼지 측정과 항로 표지 확인 등 해양도시관리 솔루션도 등장할 예정이다.

KT·SKT·LG유플러스 등 통신 기업은 드론 교통관리체계와 관제시스템을 마련하는 한편, 5G 통신 기술을 드론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5G 통신 기술이 드론에 적용되면 비행 안정성이 대폭 향상되고 영상 중계를 비롯, 다양한 확장 기능이 현실화된다.

◆ 부작용 촉발...규제 문제 불거져

드론이 순기능만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보안 구역 무단 비행, 항공 촬영 카메라를 악용한 염탐과 사생활 침해, 추락이 야기하는 인명 및 물적 피해 등 부작용도 있다. 실제로 드론 사고 사례는 해마다 늘고 또 다양해지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만 최근 2년간, 충돌 상해와 폭발 등 드론 관련 사고 40여건이 보고되기도 했다.

미국에서 국경을 넘어 마약을 배달하던 드론이 적발된 사례가 있다. 한편으로는 드론이 민감한 개인정보나 지역, 촬영 정보를 무단 유출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북한이 날려보낸 염탐용 무인기가 발견돼 안보 격론이 일었다. 이에 드론 침범을 막고 경우에 따라 강제 착륙·파괴하는 안티 드론 시스템이 등장했다.

영국 교통안전부가 공개한 드론 등록 규정. / 영국교통안전부 홈페이지 갈무리
세계 각국은 드론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규제도 마련했다. 캐나다와 영국, 미국이 차례로 드론 등록 규정을 강화했다. 지금까지는 무게 1.2kg 이상인 드론만 등록해야 했지만, 이제는 250g급, 토이·레이싱 드론이나 항공 촬영 드론도 등록해야 한다. 고도 제한과 비행 금지 구역도 강화됐고, 사전에 드론 관련 규정을 숙지했는지의 여부도 보고해야 한다.

규제를 어떻게, 얼마나 적용하느냐에 따라 산업의 발전 여부가 결정된다. 세계 각국은 지금도 드론의 단점은 줄이고 장점은 극대화하는 규제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이다. 한편, 우리나라 역시 4차산업혁명위원회 중심으로 드론 사업기반 구축과 경쟁력 강화, 생태계 조성 방안을 마련 중이다. 그 일환으로 앞으로 5년간 공공상업용 드론 개발 육성에 3500억원을 투입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