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발전하는 가상현실(VR) 관련 기술의 다음 단계는 시각과 청각에 이어 '촉각'이 될 전망이다.

햅틱스가 선보인 가상현실 촉각 장갑 ‘햅틱스 글러브’. / 햅틱스 제공
햅틱스가 선보인 가상현실 촉각 장갑 ‘햅틱스 글러브’. / 햅틱스 제공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가상현실 솔루션 전문기업 햅틱스(Haptx)가 모션인식 기능에 햅틱 기술(haptic, 표면 변화나 진동 등으로 촉각과 힘, 운동감 등을 느끼게 하는 기술)로 촉각까지 구현한 가상현실용 장갑인 '햅틱스 글러브(Haptx Globes)'를 공개했다.

2017년 1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가상현실 관련 전시회 VRX 2017에서 선보인 햅틱스 글러브는 모션 인식용 장갑 속에 100개가 넘는 작은 공기 방울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피부에 닿는 공기 방울을 확대하거나 수축하면서 가상현실 속 각종 사물의 질감과 탄성, 크기, 무게 등의 촉감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구조다.

특히 장갑의 외골격에도 손에 압력과 힘을 가하는 미세 유체 액추에이터(actuator)가 적용되어 가상현실 속 사물의 외형과 형태에 따라 손과 손가락에 물리적인 반발력을 전달, 가상현실 속 사물이 더욱 실제처럼 느껴지도록 설계됐다.

이를 바탕으로 햅틱스 글러브 사용자는 눈으로 보는 시각 정보와 손에 느껴지는 촉감을 통해 현실에는 없는 가상현실 속 물체를 직접 만져보거나 들어 올릴 수 있으며, 촉감만으로 사물의 형태와 크기 등을 짐작할 수 있다.

촉감의 정밀도는 손바닥 위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느낌이나 손으로 집어 올린 곡물이 쓸려 내려가는 느낌도 구현할 정도이며, 가상현실 속에서 현실에 없는 피아노 같은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수준이다.

햅틱스 글러브는 모션 인식 기능과 각종 햅틱 센서, 미세 유체 액추에이터가 달린 장갑과 유선으로 연결된 유체 제어용 콘트롤 박스로 구성됐다. 단순 모션 인식 장갑에 비교하면 부피는 크지만, 촉감까지 구현한 가상현실 장갑으로는 현재 업계 최소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햅틱스는 자사의 가상현실용 장갑이 아직 한쪽 손의 촉감만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이나 곧 양손 모두 구현한 버전을 2018년 중반경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요 공급처는 우선 기업 및 연구기관, 디자인 및 제조 분야, 교육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 아케이드 및 테마파크 등이 될 것이며 일반 소비자용 판매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