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애플의 위기관리 능력...삼성과 비교 불가피

입력 2018.01.02 18:27 | 수정 2018.01.03 07:00

애플 아이폰 배터리 성능 저하 이슈와 관련해 전세계에서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애플이 소비자에 대한 적절한 사과는 물론 제대로 된 보상안도 내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풀이된다.

애플의 위기 관리 능력에 구멍이 났다는 지적과 함께 오만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삼성전자가 2016년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태로 인해 위기를 맞은 후 보였던 위기 관리 능력과 직접 비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손상된 애플 아이폰의 모습. / 애플인사이더 갈무리
애플은 2017년 12월 28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을 실망시켰다"며 "2018년 1월 말부터 12월까지 제품 보증 기간이 만료됐더라도 배터리를 29달러(3만1000원)에 교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코리아 역시 1일 "보증 외 아이폰 배터리 교체 비용을 원래 가격에서 50달러에 상응하는 6만6000원을 인하하기로 했다"며 "새로운 가격은 배터리 교체가 필요한 아이폰6 이상 사용자를 대상으로 2018년 12월까지 전 세계 적용 예정이다"고 말했다.

◆ 소비자 불만만 키운 애플의 사과

하지만 이 같은 애플 보상안은 불난 집에 기름을 쏟아 부은 꼴이 됐다. 애플이 리튬이온 배터리 문제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가린데다가 이 문제가 알려지자 마치 선심을 쓰듯 배터리 교체비를 내린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잘못을 저질러 놓고 이를 기회로 소비자로부터 다시금 이익을 취하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애플은 새 아이폰 구매 유도를 위해 의도적으로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늦췄다는 의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팀 쿡 애플 CEO. / 조선일보DB
애플의 적절한 사과가 없었다는 점도 소비자 불만을 키운 이유 중 하나다. 이번 사과에는 팀 쿡을 포함한 애플 고위 임원진의 서명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팀 쿡은 CEO에게 주어진 책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CEO라면 책임감 있게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애플은 오만하게도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애플은 배터리가 오래되면 갑자기 아이폰이 꺼질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성능을 일부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마치 소비자에게 "우린 고객 경험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이다"라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삼성전자 위기 관리 능력, 애플과 비교해 '빛났다'

애플의 이 같은 모습은 과거 삼성전자가 보여준 모습과 완벽하게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2016년 발생했던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 후 발빠르게 대응했을 뿐 아니라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애플의 위기 대처 방식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이 터진 후 열흘 만에 출하된 250만대의 갤럭시노트7을 전량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리콜을 통해 배터리를 교체했음에도 불구하고 발화 사고는 끊이지 않자 삼성전자는 단종을 선언하고 제품을 무상 교체해 줬다.

또 삼성전자는 배터리 제조 과정을 모두 공개하고 발화 원인을 찾기 위해 해외 안전 인증 기관 조사를 벌인 후 모든 결과를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안전성 향상을 위한 후속 방안을 마련하는 등 추가 조치를 취했다.

전자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 사태는 갤럭시노트7 사고 당시 삼성전자가 얼마나 위기 관리를 잘 했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된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