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게이트로 인해 보상조건을 내걸었던 애플이 소비자 반발에 또 한발짝 물러섰다. 29달러(3만900원)만 내면 아이폰 배터리 상태에 상관없이 교체해 주기로 정책을 바꿨다.

애플 아이폰을 분해한 모습. / 아이픽스 갈무리
애플 아이폰을 분해한 모습. / 아이픽스 갈무리
2일(현지시간) 애플 전문 매체 맥루머스는 프랑스 테크 블로그 아이제너레이션의 자료를 인용해 "애플이 지니어스 바(애플 AS센터) 테스트 결과와 상관없이 원하는 고객 누구에게나 배터리를 할인된 가격에 교체해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배터리 게이트 문제가 불거진 후인 2017년 12월 28일 고객 대상 보상 정책을 발표했다. 보상 내용은 아이폰 배터리 교체 가격을 기존 79달러(8만4200원)에서 29달러(3만900원)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았다.

애플은 대신 조건을 붙였다. 지니어스바(애플 AS센터)에서 성능 테스트를 진행한 후 출시 당시 배터리의 성능이 80%를 유지하면 정상 배터리로 판단해 보상에서 제외했다.

애플의 이같은 정책은 고객의 불만을 야기했다. 지니어스바를 찾았던 고객이 되돌아와야 했기 때문이다.

외신 반응은 애플 정책에 대해 싸늘한 모습이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애플 조건은 소비자를 혼란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게이트 발생 후 애플의 위기관리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애플은 2017년 12월 배터리 게이트가 처음 제기된 후 꾸준히 소극적 대처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배터리 교체 시기를 1월말로 잡았다 소비자 반발 후 '즉시 교체'로 정책을 선회했다. 그 뿐만 아니라 팀 쿡 애플 CEO를 비롯한 경영진은 누구도 고객에게 직접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다.

맥루머스는 "애플의 까다로운 보상조건으로 인해 소비자 불만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며 "애플은 문제가 불거지자 재차 자세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