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4년 동안 반도체 제왕으로 군림한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 삼성전자 제공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삼성전자가 1992년 이래 반도체 시장을 독점해온 인텔을 꺾고 매출과 시장 점유율 모두 1위에 올랐다고 5일 밝혔다.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7년 반도체 사업에서 612억달러(65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2016년 매출과 비교해 52.6%나 성장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14.6%로 집계됐다.

반면, 인텔은 2017년 전년 대비 매출이 6.7% 증가한 577억달러(61조2600억원)를 벌어들이는데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점유율도 13.8%로 삼성전자에 못 미친다.

SK하이닉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와 함께 D램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는 2017년 263억달러(27조9500억원)을 벌어들여 퀄컴을 제치고 3위로 한 계단 순위를 끌어올렸다.

가트너는 2017년 세계 반도체 시장이 2016년보다 22% 성장한 4197억달러(445조3000억원) 규모로 커졌다고 분석했다. 일등공신은 단연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다. 2017년 D램은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2016년과 비교해 44% 올랐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17% 상승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2018년에도 삼성전자의 위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인텔 CPU에서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면서 인텔의 사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인텔 CPU의 보안 취약점을 해결하면 성능이 하락한다고 알려짐에 따라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인 D램 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서버를 대규모로 운용하는 데이터센터에서 CPU 성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D램을 더 사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CPU 버그가 PC·스마트폰 등 개별 제품 성능에 미치는 악영향은 미미하다"며 "클라우드 서비스 등 데이터센터에서는 최소한 성능을 맞추기 위해 오히려 서버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