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구조조정 중인 고프로가 재차 인력 감축에 나선다. 엔가젯과 테크크런치 등 IT 외신은 5일(현지시각), 고프로가 항공 촬영 드론 카르마 부문 인력 300여명을 감원했다고 보도했다.

고프로는 2016년 말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중단하며 인력 370여명을 줄였다. 또 한차례 이어진 구조조정으로 인해, 한때 1700명을 넘던 고프로 임직원은 1000명가량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과거, 액션 캠 히어로 시리즈를 앞세운 고프로는 시장을 장악했다. 2014년 상장 후 고프로의 회사 가치는 130억달러(약 13조7900억원)까지 올랐고, 유니콘(10억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가진 스타트업을 일컫는 단어)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고무된 고프로는 각종 캠페인을 후원하고 엔터테인먼트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액션 캠 시장 경쟁이 격화되며 고프로의 수익은 꾸준히 줄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더디게 성장했다. 고프로는 액션 캠 라인업을 축소하는 한편, VR 카메라와 항공 촬영 드론에 눈독을 들였다. 광학·이미징 기술력을 활용, 블루 오션으로 불리던 가상현실과 드론 부문에 대응한다는 계획이었다.

2016년 등장한 고프로의 야심작, 항공 촬영 드론 카르마는 되려 악재가 됐다. 경쟁 제품보다 비행 및 편의 성능이 떨어졌고, 출시 직후 치명적인 추락 문제까지 보고됐다. 고프로는 카르마를 전량 리콜하며 수익은 물론,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신뢰도까지 잃었다.

고프로 VR 카메라 퓨전. / 고프로 홈페이지 갈무리
고프로 VR 카메라 퓨전. / 고프로 홈페이지 갈무리
사업 부진과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던 고프로는 2017년 3분기, 1466만달러(약 163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 인력과 고정 비용을 줄이는 한편, 주력 모델인 액션 캠 신제품 고프로 히어로6를 조기 투입한 결과다. 하지만, 고정 비용 절감에는 한계가 있다. 액션 캠의 판매량이 극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적다.

이 가운데 고프로가 발표한 VR 카메라 신제품 '퓨전'에 업계의 시선이 모였다. 카르마 사태를 수습한 고프로는 2017년, 옴니에 이은 두번째 VR 카메라 '퓨전'을 발표했다. 고프로 옴니가 전문가용 중형 장비였다면, 퓨전은 액션 캠처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일반형 VR 카메라다. 5.2K 고해상도 가상현실 콘텐츠를 만들며 액션 캠 특유의 고화질, 영상 안정화와 스티칭(가상현실 영상을 자연스럽게 이어붙여 합성하는 기술) 기능을 갖췄다. 완전 방수와 입체 음향 녹음 기능, 강력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고프로 퓨전의 장점이다.

삼성전자, 샤오미 등 수많은 IT 기기 제조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VR 카메라 시장에서 고프로 퓨전이 실적 반전을 이끌 성장동력이 될지 카르마 드론처럼 발목을 잡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