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신입행원 교육과정에서 100㎞ 야간행군을 한 것과 이 과정에서 여성 신입행원에게 피임약을 지급한 건과 관련해 정치권까지 나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도자 국민의당 의원(여성부 대표)은 11일 원내정책회의에서 "KB국민은행이 신입행원 교육과정에서 군대에서도 잘하지 않는 100㎞ 야간행군을 했다"며 "피임약까지 나눠줬다는 사실이 충격을 주고 있다"고 분개했다.

그는 "신입 직원들은 대기업에 취직했다고 기뻐하신 부모님 생각에 교육이란 이름 아래 자행되는 어떠한 부당한 요구도 참고 견뎠을 것이다"며 "피임약까지 먹어가며 지옥훈련을 견디는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짐작이 간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KB국민은행이 거부할 수 없는 신입행원에 군기 잡기식 야간행군을 강요한 것으로, 이는 약자에 대한 의미 없는 얼차려이고 전형적인 적폐의 한 유형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청년실업률 9.9%는 통계작성이 처음 시작된 후 최고치로, 당시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은행에 입사한 청년들이 그만큼 절실함을 가지고 첫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도 주장했다.

최 의원은 "군사정권에서나 벌어질 일이 촛불정권인 문재인 정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사람중심 경제'를 외쳤다. 청년일자리를 국가적인 과제로 삼아 직접 챙긴다고 말했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을 없애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런데 현실은 똑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연금공단은 KB국민은행의 최대주주로 9.6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단이 기업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다고 했으니, 주주로서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면 바로 바꿀 수 있는 문제다"고 설명했다.

금융노조 측도 신입행원의 100㎞ 야간행군과 여성 신입행원에게 피임약을 지급한 건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사실 여부를 확인해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은행 측은 "행군 참여를 강요한 바 없고, 여직원에게 피임약을 지급한 것은 행군 날짜에 생리주기를 피하기 위함이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