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애플 주주가 아이의 아이폰 이용을 통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촉구한 가운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등 정보통신(IT) 업계 거물의 자녀 스마트 기기 사용 제한 조치가 새삼 화제다.
◆ 자녀의 IT 기기 사용 제한한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3명의 자녀에게 IT 기기 사용 규칙을 엄격하게 제한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2017년 4월 21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매체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14살이 될 때까지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식탁에서는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으며 취침 전 IT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15·18·21세 자녀를 둔 아버지다. 그는 첫 딸이 비디오 게임에 빠지기 시작하자 모자를 씌워 게임하는 것을 방해한 것으로 유명하다. 빌 게이츠 자녀는 자신과 달리 친구가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빌 게이츠는 "아이가 불만을 표했지만, IT 기기 사용 규칙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며 "온라인 안전은 부모에게 아주 까다로운 문제다"라고 말했다.
스티브 잡스 역시 자녀가 IT 기기를 제한없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유명하다. 스티브 잡스는 2011년 아이패드를 최초로 출시했을 당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집에서 아이는 아이패드를 사용할 수 없다"며 "아이가 집에서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미국 IT기업의 산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학교에서는 아이에게 코딩 교육을 하기보다 칠판과 연필 사용을 권장한다. 협력과 존경 등 인성 교육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브라이트웍스 스쿨은 나무 위에서 수업하고, 아이가 손을 활용해 물건을 만드는 수업 시간을 늘려 창의력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 IT 기업 임원 "중독성 때문에 자녀 IT 기기 사용 막아"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4일 "부유한 IT 기업 임원이 자녀의 IT 기기 사용을 통제하는 이유는 중독성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차마스 파리하피티야 페이스북 전 부사장은 2017년 11월 10일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강연에서 "페이스북은 도파민에 의해 작동하는 단기 피드백 순환고리다"라며 "인지하지 못하지만 여러분의 행동은 프로그램되고 있으니 여러분이 의존하고 있는 소셜미디어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또 "지난 몇 년 동안 단 몇 차례만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으며 자녀에게 절대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음원 공유 사이트 냅스터 설립자이자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인 숀 파커도 2017년 11월 엑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는 사실 이상한 방법으로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며 "소셜미디어는 인간 심리의 취약성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마트폰이 10대의 두뇌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속속 나온다.
교사 조 클레멘트와 맷 마일스가 2017년 출간한 '스크린 스쿨드'는 기술 과다 사용이 아이를 아둔하게 만들고 있는 사실을 폭로하는 내용을 담았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를 자주 사용하는 아이일수록 우울증 위험이 2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3시간 이상 휴대폰을 사용하는 아이는 자살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행동주의 투자자 야나 파트너스와 캘리포니아주 교사 퇴직연금은 6일 애플에 부모가 자녀의 아이폰 사용을 쉽게 제어하고 제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도구를 개발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20억달러(2조1416억원) 규모의 애플 주식을 가진 주주다.
애플은 8일 "우리는 포르노와 같은 자료를 없애고,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앱・영화・노래가 연령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부모가 판단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표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속해서 고객의 경험을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기능을 추가할 것이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