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서 밀린 필름 명가 코닥·핫셀블라드·라이카, 스마트폰 시장 성적표도 엇갈려

입력 2018.01.24 14:59 | 수정 2018.01.25 06:00

디지털 카메라 시장서 캐논·니콘 등에 밀려난 필름 카메라 명가가 스마트폰과 손잡고 부활을 노린다. 독자 브랜드 스마트폰 엑트라(Ektra)를 출시한 코닥, 레노버 모토로라 스마트폰 전용 확장 유닛을 개발한 핫셀블라드, 화웨이와 손잡고 스마트폰 카메라 연구개발에 나선 라이카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3개 업체의 노력이 가미된 스마트폰 등 제품은 2017년 1분기 시장에서 빛을 봤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최근 시장 분위기를 보면 업체별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 낙제점 받은 코닥, 완성도가 발목 잡아

파산을 딛고 부활한 코닥은 사업군을 늘리는 차원에서 스마트폰 '엑트라'를 출시했다. 코닥은 이 제품을 중저가형 스마트폰으로 기획해 구매 가격 부담을 낮췄지만, 헬리오텍 10코어 AP·3GB 램·풀 HD 해상도 5인치 디스플레이·고성능카메라 등 고사양의 하드웨어를 넣었다. 코닥 엑트라의 후면 카메라는 2100만 화소며, 여기에는 위상차 자동 초점 기능, 4K UHD 비디오 기능, HDR 촬영 기능 등이 탑재됐다. 코닥 입장에서는 가격에 비해 고사양 제품이라는 판단에 호성적을 기대할 만 하다.

하지만 엑트라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IT 외신 씨넷은 이 제품에 10점 만점에 5점을 부여하며 '차라리 만들지 말았어야 할 제품'이라고 혹평했다. 특정 상황에서 색상을 어색하게 표현하고 초점 잡는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기기 만듦새가 떨어지고 배터리 사용 시간도 짧다는 단점으로 꼽혔다.

코닥 스마트폰 엑트라. / 코닥 홈페이지 갈무리
소비자도 코닥 엑트라를 외면하는 모습이다. 미국 상거래 사이트 아마존에서 이 제품의 평점은 5점 만점에 3점쯤이다. 코닥 엑트라의 후면 카메라 유닛이 너무 튀어나왔고 액세서리가 모자라 불편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549달러(59만원쯤)에 출시된 이 제품은 현재 아마존에서 124달러(13만원쯤)에 판매 중이다.

코닥이 엑트라 후속 모델 출시를 비롯해 스마트폰 사업을 지속할 가능성은 낮다. 첫 제품의 성적표가 좋지 않아 수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데다 중저가·카메라 특화 스마트폰 경쟁 모델이 너무 많은 까닭이다.

코닥은 스마트폰 사업 대신 전통적으로 강했던 은염·영화용 필름과 사진 저작권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 사업에 주력할 전망이다.

◆ 절반의 성공 핫셀블라드. 차기 모델 가능성↑

핫셀블라드는 레노버 모토로라와 손잡고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을 선보였다. 모토로라 모토Z는 본체 뒤에 확장 모듈을 장착, 카메라나 포토 프린터 등의 기능을 추가하거나 배터리 성능을 강화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다.

핫셀블라드가 만든 모토로라 모토Z용 카메라 모듈 '트루 줌'은 12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광학 10배 줌 렌즈를 장착해 촬영 범위가 넓다. 어두운 곳에서 자연스럽게 빛을 밝히는 제논 플래시, 사진 왜곡을 없애는 물리 셔터와 고화질·비압축 DNG 포맷 촬영 기능 등 촬영 성능도 우수하다.

핫셀블라드 트루 줌. / 핫셀블라드 홈페이지 갈무리
핫셀블라드 트루 줌은 모토로라 모토Z 스마트폰 전용으로 쓸 수 있지만 평가가 나쁘지 않았다. 아마존에서 이 제품의 사용자 별점은 5점 만점에 4.3점을 줬다. 초기 출시 가격 299달러(32만원쯤)을 아직도 그대로 유지하며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가 지적한 핫셀블라드 트루 줌의 단점은 삼각대 마운트 부재, 안드로이드 카메라 애플리케이션과의 호환성이 떨어지는 점 등이다.

핫셀블라드는 광학 기술을 응용해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 X1D,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트루 줌과 1억 화소 항공 촬영 드론 등 제품군을 넓혔다. 경쟁 제품이 없고 기기 자체 완성도도 높았기에 이들 핫셀블라드 제품은 시장에서 호평 받았다. 핫셀블라드는 미러리스 카메라, 항공 촬영 드론 제품군으로 영역을 넓히겠다고 언급했다. 핫셀블라드는 레노버 모토로라와 꾸준히 사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 라이카, 화웨이와 손잡고 성공 거둬

라이카는 중국 통신 기기 제조사 화웨이와 손잡고 스마트폰 카메라 연구 개발에 나섰고 결과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라이카 카메라 모듈을 탑재한 화웨이 스마트폰 P9과 P10은 전 세계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화웨이는 P 시리즈 스마트폰에 이어 대화면·고급형 스마트폰 메이트 시리즈에도 라이카 카메라 모듈을 적용했다.

라이카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 화웨이 메이트 10 프로. / 화웨이 홈페이지 갈무리
화웨이의 스마트폰 관련 기술과 라이카의 광학 기술은 시너지를 낳았다. 최신 제품 화웨이 메이트10에 탑재된 인공지능 기술은 카메라가 촬영한 피사체 종류를 스스로 분석, 가장 알맞은 밝기와 색상을 설정해준다. 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라이카 카메라 모듈은 1200만 화소에 조리개 F1.6으로 광학 성능이 우수하다.

라이카와 화웨이의 협력 관계는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양사는 디지털 이미징·가상현실·소프트웨어 이미지 기술 공동 개발을 위해 광학 기술 연구소 '막스 베렉 이노베이션 랩'을 개설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사진 품질을 높이고, 이를 토대로 이미징 기반 응용 소프트웨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로드맵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