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추웠던 25일 서울 최저기온은 영하 16도였으며 체감온도는 영하 20도보다 더 추웠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반팔 차림의 여럿이 길거리에서 손뼉을 치고 환호하며 손님을 맞이한 곳이 있다.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위치한 한국 첫 애플스토어가 그 주인공이다.


애플코리아는 국내 첫 정식 애플스토어(애플 가로수길)를 27일 오픈할 예정인데, 일부 언론과 블로거를 이보다 빠른 25일 애플스토어로 초청해 내부를 먼저 공개했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애플스토어 모습. / 유진상 기자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애플스토어 모습. / 유진상 기자
'애플 가로수길'로 명명된 애플스토어 정면에는 애플의 상징인 사과 로고가 붙어 있고 그 외 다른 장식은 보이지 않는다. 건물 전면은 통유리로 이뤄져 밖에서도 안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 높이는 2~3층 건물 수준인 7.6m 높이다. 단층 건물이지만 답답해 보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높이가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플스토어 내부 모습. / 유진상 기자
애플스토어 내부 모습. / 유진상 기자
정면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넓은 매장 안에 고무나무 4그루가 심겨 있음을 볼 수 있다. 매장 밖에 심어진 가로수와 어우러져 주변 거리와 스토어 사이 경계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한다.

데니 투자 애플 시니어 마케팅 디렉터는 "애플스토어는 투명한 통유리로 전면을 마감했다"며 "자연 채광이 들어와 방문자에게 편안한 느낌을 주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애플 가로수길 내부에서 밖을 바라본 모습. / 유진상 기자
애플 가로수길 내부에서 밖을 바라본 모습. / 유진상 기자
애플 가로수길 내부는 애플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을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 국내산 참나무로 천장을 마무리하고 벽면은 베이지톤 석재로 마감했다. 이를 통해 자연 친화적이며 동시에 주변과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는 느낌을 준다.

매장 안 정경은 애플 기기를 이전부터 판매하고 있던 프리스비 등 리셀러(재판매) 매장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매장 앞 공간에 있는 테이블 위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애플워치 등 110대쯤의 애플 기기가 전시돼 있어, 방문객은 그 자리에서 직접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다.

애플 가로수길 옆면(애비뉴)에 위치한 드론 제품. / 유진상 기자
애플 가로수길 옆면(애비뉴)에 위치한 드론 제품. / 유진상 기자
매장 측면에는 테마형 쇼핑공간이 마련됐다. 드론, 로봇, 헤드폰 등 애플이 공인한 서드파티 업체의 제품·액세서리 등이 전시돼 있으며, 방문객은 그 자리에서 바로 제품을 체험·구입할 수 있다. 애플은 애플스토어 내 측면 공간을 애비뉴(Avenue)라고 부른다.

애플 가로수길 매장 벽면에 위치한 서드파티 헤드폰(왼쪽)과 아이패드 케이스(오른쪽) / 유진상 기자
애플 가로수길 매장 벽면에 위치한 서드파티 헤드폰(왼쪽)과 아이패드 케이스(오른쪽) / 유진상 기자
하지만 애플 가로수길인 일반 리셀러 매장과 분명히 다른 공간이다.

애플코리아 한 관계자는 "리셀러 매장 운영의 목적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지만, 애플스토어는 판매가 아닌 소비자에게 경험(User eXperience)을 제공하기 위해 운영되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애플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이를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을 애플스토어 안쪽에 마련했다. 매장 맨 안쪽에는 포럼이라는 별도 공간이 있다. 포럼에는 6K 비디오월과 작은 의자가 놓여 있다. 포럼에서는 특정 분야 전문가인 크리에이티브 프로가 나와 사진, 음악, 디자인, 코딩 등과 관련해 방문객의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한다.

코딩 교육을 위해 마련된 코딩용 로봇. / 유진상 기자
코딩 교육을 위해 마련된 코딩용 로봇. / 유진상 기자
데니 투자 마케팅 디렉터는 "대부분 프로그램은 체험 중심으로 이뤄지면, 실제 방문객은 주변에서 사진을 찍거나 음악을 만든 후 내부로 들어와 이를 공유하는 등 새로운 기회를 탐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스위프트 플레이 코딩을 비롯한 로봇 프로그램 코딩 등을 통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코딩을 즐기고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 가로수길 지하에 마련된 보드룸 모습. / 유진상 기자
애플 가로수길 지하에 마련된 보드룸 모습. / 유진상 기자
애플 가로수길 포럼 공간을 지나면 곧바로 지하로 내려갈 수 있다. 지하에는 보드룸이라는 공간이 마련됐다. 보드룸은 일종의 비즈니스 공간이다.

방문객 중 교육자나 개발자의 경우 비즈니스와 연계해 애플로부터 조언을 듣거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보드룸 내부는 회의실처럼 구성됐다.

애플 가로수길이 해외 애플스토어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계산대와 지니어스바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여타 애플스토어는 2층에 지니어스바가 따로 마련돼 있다. 하지만 애플 가로수길은 지니어스바와 일반 공간이 구분되지 않았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방문객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내부 직원이 고객에게 다가간다"며 "단순 구경을 원하는 고객,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 수리를 원하는 고객인지 확인 후 담당 직원이 안내를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애플코리아는 27일 정식 개장에 맞춰 애플 기기와 액세서리를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아이폰의 경우, 현장에서 구매하더라도 바로 개통은 어렵다. 애플코리아는 이통3사와 대리점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아이패드나 맥으로 통신 서비스 이용의 사전 단계인 개통 과정을 이용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 개발도 완료되지 않았다.

데니 투자 애플 시니어 마케팅 디렉터가 발표를 하고 있다. / 유진상 기자
데니 투자 애플 시니어 마케팅 디렉터가 발표를 하고 있다. / 유진상 기자
데니 투자 마케팅 디렉터는 "애플 가로수길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 무이자 할부를 포함해 타사 제품을 포함한 보상판매를 준비 중이다"며 "애플스토어에서 제품을 구매한 고객은 개인맞춤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 가로수길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한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제품 구매 후 결제가 끝나면 주변 애플 직원이 박수와 환호를 해준다는 것이다. 자칫 시선이 집중될 수 있으니 내성적인 소비자라면 이점은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