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5년전 울며 겨자먹기로 멜론 매각한 SKT, 음원사업 재진출 이유는?

입력 2018.02.01 18:28 | 수정 2018.02.02 06:00

SK텔레콤이 멜론을 매각한 지 5년 만에 다시 음악 사업에 재진출합니다. 통신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이 같은 행보가 이미 예견돼 있었던 일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5G 시대 자율주행과 연결된 텔레매틱스와 미디어 콘텐츠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이 CES 2018에서 초정밀 지도 기업 ‘히어’의 에자드 오버빅 최고경영자와 악수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1월 31일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등 3개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와 협력해 연내 새로운 음원 플랫폼을 선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 자회사 아이리버를 통해 2월부터 B2B 기반 음원 유통사업을 시작합니다.

새로운 음악 플랫폼 사업 진출 발표는 SK텔레콤이 2013년 당시 부동의 1위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던 멜론(로엔엔터테인먼트)을 매각한 지 5년 만의 일입니다.

당시 SK텔레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멜론을 매각했습니다. 손자회사가 자회사를 보유할 경우 2년 내 해당 지분을 100% 소유하거나 매각해야 한다고 규정한 공정거래법 제8조 2항 때문입니다. 당시 SK텔레콤은 67%였던 로엔 지분을 100% 늘리는 데 필요한 1300억원쯤의 비용을 내기보다 기존 사업 기반이던 전자상거래에 집중한다는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음악 서비스는 인공지능 시대 킬러 콘텐츠로 재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 스피커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음악 재생과 리스트 선정 등은 AI 서비스의 핵심 기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겁니다.

5G 시대 비즈니스 모델로 손꼽히는 것은 자율주행과 연결된 텔레매틱스와 미디어입니다. 이 점이 SK텔레콤의 음악 콘텐츠 사업 재진출 결심 이유로 분석됩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1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히어 등 글로벌 기업 임원과 만나 텔레매틱스·미디어 사업 관련 협력 강화를 논의했습니다.

박 사장은 CES 2018에서 "5G에서 가장 쉽게 나오는 것은 텔레매틱스와 미디어다"라며 "히어와 엔비디아 등 미디어 업체를 비롯해 미국 300개쯤의 지역 방송사 연합인 싱클레어와 만나 기술 협력을 더욱 구체화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SK텔레콤이 2017년 7월 SM엔터테인먼트와 계열사 주식을 나눠 갖고 음악 연계 사업을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당시 양사는 각 계열사인 아이리버와 SM C&C를 주축으로 미래지향적인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은 자사가 보유한 T맵과 11번가 등의 서비스가 결합하면 AI·5G 등 차세대 ICT 기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계산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SK텔레콤은 디지털 음원 유통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기술을 대거 도입할 예정입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단순히 음악 유통 서비스가 아닌 뉴 ICT 전략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