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평창올림픽에 1000억 후원했지만…마케팅 주저하는 이유는?

입력 2018.02.02 17:43 | 수정 2018.02.04 06:00

평창 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공식파트너'인 삼성전자가 각종 마케팅 활동은 주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관련 항소심 선고가 평창올림픽 일정과 맞물려 각종 마케팅 활동도 조심스럽게 펼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의 선고일은 오는 5일이고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일은 9일이다.

4일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후원 규모는 현금 800억원과 성화봉송 요원 1500명, 각종 전자기기 후원을 합하면 1000억원쯤에 달한다. 올림픽경기장과 선수촌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 올림픽 에디션'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전체 후원금의 10%가량을 부담하고 있다. 조직위에 따르면, 평창 올림픽 후원금은 1조400억원을 돌파해 목표액인 94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조직위는 500억원 이상 후원한 기업에 공식 파트너 자격을 제공한다.

삼성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 이상화 선수가 2017년 11월 1일 인천대교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그동안 삼성전자는 역대 올림픽을 후원하면서 장외 마케팅전에도 열을 올렸지만, 이번에는 옥외 광고를 포함한 대부분의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이건희 회장·이재용 부회장 부자가 나란히 민간 외교관 역할을 했다. 이번엔 각각 와병과 구속수감으로 공식 활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 부자가 동계 올림픽 유치에도 공을 들였고 삼성전자 역시 돈은 돈대로 썼지만, 브랜드 노출에 대해 민감해 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던 역대 올림픽 때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 내부에서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나올 항소심 판결에 따라 오히려 삼성 브랜드 가치가 더욱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세계인의 축제가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려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항소심 판결까지 나와 삼성전자의 오너 리스크는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삼성 계열사들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호주 오픈 4강 업적을 이뤄낸 테니스 선수 정현의 공식 후원사인 삼성증권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데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2012년부터 정현을 후원해왔지만,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도 못한 채 재계약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6년간 투자한 결실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