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험한 운전자를 묻는 질문에 음주 운전자 다음으로 스마트폰 사용자가 위험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 / 지란지교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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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스마트폰 관리 소프트웨어 '엑스키퍼' 개발 업체인 지란지교소프트는 페이스북 사용자 528명을 대상으로 위험한 운전자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327명(61.9%)은 음주 운전자를 지목했고, 뒤이어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자(29.5%), 신호 위반자(3.6%), 과속 운전자(2.1%) 순으로 위험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법적으로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는 사람은 음주 운전자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운전자는 ▲보험료 인상, 자기부담금과 같은 민사적 책임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과 같은 형사적 책임 ▲운전면허 정지나 취소 등 행정 책임 등을 진다.

반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자에게는 범칙금 6만원(승용차 기준)과 벌점 15점, 신호위반은 범칙금 6만원(일반도로 기준)과 벌점이 부과된다.

조원희 지란지교소프트 비즈니스 총괄 이사는 "음주운전은 매우 위험하므로 엄중 처벌의 대상이 되지만 상대적으로 드물게 발생한다"며 "반면,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은 대다수 운전자가 빈번하게 저지르는 의도적인 위법 행위이지만 처벌 수위는 낮다"고 지적했다.

경찰청에서 발표한 '2017 교통사고 통계 조사'에 따르면 음주운전 사고보다 운전 중 스마트폰이나 내비게이션 조작 등 안전운전 의무 위반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체 사고 원인 중 가장 많은 68.8%를 차지했다. 특히 전방주시 태만은 운전 중 스마트폰 메시지 확인, SNS, 포털사이트 접속, DMB 시청과 연관이 깊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한 사고 발생 확률은 23배, 사고 발생 시 중상을 입을 확률은 6배, 운전조작 실수 가능성은 30배 증가할 수 있다.

2017년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 교통안전 의식조사 결과, 실제 위반 경험이 있는 운전형태 1순위로 스마트폰 사용(38.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과속(14.2%), 신호위반(10.5%), 교차로 꼬리물기(10.0%), 음주 운전(9.5%) 순으로 조사됐다.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도 크게 늘고 있다. 걸어 다니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52.5%로 2013년 조사 때보다 18.4%포인트나 급증했다. 연령별로는 스마트폰에 친숙한 20대가 66.6%, 이어 30대(52.9%), 50세 이상(47.2%), 40대(43.2%) 순이었다.

조원희 이사는 "운전 중이나 보행 중에 사소하게 여기는 스마트폰 사용이 누적되면 불의의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사전 예방을 위해 개개인이 신경 써야 하지만, 세계 여러 나라와 같이 제도적 안전장치를 만들어 보행자 보호에 나서는 것을 검토해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는 미국 내 대도시 중 처음으로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법을 발효해 시행 중이다. '산만한 보행 금지법'으로 불리는 이 법에 따라 호놀룰루시 경찰은 응급 서비스를 위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 외에는 횡단보도와 도로에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거나 메시지 등을 보내는 보행자를 적발해 최저 15달러(1만7000원)부터 최고 99달러(11만1000원)까지 벌금을 부과한다.

앞서 지란지교소프트가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미국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 법안 도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본 결과, 528명 중 469명(88.8%)이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미국 내 일부 다른 도시는 입법 대신 보행자에게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이 위험하다는 경고를 보내는 앱을 전화기에 의무 장착하도록 하는 기술적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본 NTT도코모는 2013년부터 자사 스마트폰 앱 '안심 모드'에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조작하면 자동으로 경고 메시지가 표시되는 '보행 중 스마트폰 잠금 기능'을 추가했다.

국내에서는 지란지교소프트가 '보행 감지 스마트폰 사용 차단'과 '증강현실 게임 과몰입 방지' 기술을 적용한 청소년 스마트폰 관리 소프트웨어 엑스키퍼를 제공 중이다.